(안동=뉴스1) 남승렬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발화된 대형 산불 확산 닷새째인 26일 일몰 후 산림·소방 당국이 야간 대응체계에 들어갔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가 넘어 의성 산불이 번진 안동지역에 확산세가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풍천면 인금리에 산불이 확산해 인금리 주민을 비롯한 어담리, 금계리, 하회리, 병산리 주민, 남후면 상아리 주민 등이 초등학교 등 인근 대피소로 대피했다.
이 일대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과 인접한 지역으로, 산림 당국 등은 병산서원에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확산 저지 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병산서원 일대가 연기로 가득 차자 장비를 이용해 병산서원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진행한 한편, 불이 번질 것에 대비해 서애 류성룡 선생 등의 위패 2개를 옮기기 위한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불길은 임동면 갈전리에서도 번져 갈전1·2리 주민에게 대피할 것을 전하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이와 함께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도 일몰 후 산불이 번져 소방 당국은 대전사 사찰 방어를 위해 대용량 저수조를 설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닷새째 확산 중인 의성 산불은 이날 오후 10시 현재 피해 규모와 진화율, 산불영향 구역을 산출하는 것도 힘들 정도로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다.
산림 당국 등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출하지는 못했지만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지역의 피해 규모가 서울 면적(6만520㏊)의 절반가량인 3만10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한다.
경북도, 경찰, 소방·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지역별 사망자는 영덕 8명, 영양 6명, 청송 3명, 안동 4명 등 21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의성에서 진화 작업을 하다 헬기가 추락해 숨진 조종사 A 씨(73)까지 포함하면 경북에서 의성 산불과 관련된 희생자는 22명으로 잠정 확인됐다.
산림 당국은 27일 일출 후 헬기 등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재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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