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세조종' 등 가상자산 범죄 피해 99% 예측 가능"

"하루 수백만건 거래 추적, AI 아니면 어려워…이상거래 99% 예측 가능"
AI·가상자산, 韓 미래 먹거리…금융위 "새 기술로 위험 극복해야"

본문 이미지 -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인공지능(AI)·디지털 자산 혁신과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제성장 전략'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3.20./뉴스1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인공지능(AI)·디지털 자산 혁신과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제성장 전략'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3.20./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펌프앤덤프'와 같은 가상자산 시세조종·이상 거래로 인한 피해를 99% 가까이 탐지·예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디지털 자산 혁신과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제성장 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경영정보학회, AI 코리아 포럼, 한국정보처리학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AI를 활용한 가상자산 시장 건전화 및 투자자 보호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

채 교수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벌어지는 '펌프앤덤프' 현상을 AI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펌프앤덤프는 특정 세력이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린 뒤,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가 시작되면 가상자산을 고점에서 대량 매도해 이득을 얻는 사기 수법이다. 일종의 '시세조종' 행위다.

채 교수는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1초에 수천만 건의 거래가 24시간 동안 이뤄지는 가상자산 시장에 적합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데이터로 가격 변동 패턴을 분석해 이상 거래를 예측할 수 있다"며 "펌프앤덤프에서 자주 나타난 데이터를 (AI에) 적용하면 피해 예방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하루 수백만건의 거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건 AI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불공정거래 방지 시스템 구축은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투자자 보호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AI 시스템을 적용해 직접 연구한 결과 AI의 펌프앤덤프 예측 가능성은 99.8%에 달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당 시스템을 도입해 사전에 경고하는 등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이주현 변호사는 "업계도 이상 거래 탐지, 보안, 사기방지 등을 위한 AI 도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AI 기술에 대한 투자·검증을 이어가고 규제 시스템과 관련해서도 여러 준수책을 마련해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AI를 통해 가상자산과 금융 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국가의 사례도 언급됐다. 채 교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머신러닝 기술로 비정상거래 패턴을 탐지하고 싱가포르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기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김 의원은 "AI와 가상자산은 앞으로 몇 년 동안 한국을 이끌 가장 중요한 먹거리"라며 "비슷한 논의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종 현안 질의나 간담회를 통해 규제 마련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디지털 자산 시장이 급격히 확대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상거래탐지 등 양질의 빅데이터를 AI가 제공해 디지털 자산의 혁신 과정에서 마주하는 위험을 새로운 기술의 관점에서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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