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한복 연구가 박술녀가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29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박술녀는 '가난했던 시절, 나에겐 식모살이밖에 답이 없었다'라는 주제로 이야기했다.
박술녀는 "제가 올해로 한복의 길을 걷게 된 게 47년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10대 때는 굶는 게 먹는 거보다 더 빈번했다. 얼마나 배가 고프던 시절이냐면 제가 학교 가는 걸 너무 불편해했다. 학교를 갔다 오면 배가 고픈 거야. 그래서 그 시간에 나무를 하러 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다못해 그 시절에 어린애가 애를 보러 갔다. 10살 때쯤. 식모살이를 과거에는 많이 갔었다. 큰언니, 작은언니 모두 식모살이하러 갔었지만 나는 너무 어리니까 어머니가 안 보내려고 하다가 열 식구가 한집에 살다가 아사할 것 같아서 보냈었다"라고 털어놨다.
식모살이하게 된 집은 서천 읍내에서 기타 부속을 파는 댁이었다. 박술녀는 "아기가 우니까 새벽에 등에 업혀서 나를 내보냈다. 제가 뭘 알겠나. 계속 우는데 아이를 달래야 하는 방법을 모르겠더라. 엉덩이를 꼬집고 싶은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께서 서천 장에 오셨다가 나를 데리러 오셨다가는 내가 막 우니까 '굶어도 집에 가서 같이 굶자' 하고 나를 데리러 왔다. 어린 시절을 집에 대한 그리움보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모르지만 왜 집에 대한 그리움을 안 가졌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5~10분 거리에 부동산이 있어도 안 가고 오로지 한복, 비단에만 집착했다. 진짜 조각 비단 하나도 모으는 데만 살다 보니 이사만 10번을 넘게 다녔다. 집 없는 설움이 어떤 건지도 알았는데 집을 융자라도 얻어서 살라면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 1~2년 전에 집을 보러 돌아다니니 천지개벽 수준으로 올라 내 능력으로는 집을 살 수 없더라.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나의 50년 세월을 한복에 바쳤는데 결국 이 집은 먼 길이 됐다"라며 씁쓸해했다.
10년 전에 남편이 '조금 먼 거리에라도 집을 하나 마련해 두자'고 해서 전원주택을 지었다. 조경에만 10억 원 이상을 들였지만, 5억 5000만 원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박술녀는 "전원주택을 왔다 갔다 하기에는 제가 일이 너무 많아서 서울 근방에 30평 월세 아파트에 산다. 한 번도 전세로 살아보지 못했다. 지금 사는 월세가 가장 비싼 월세다. 깜짝 놀랄 만큼 올랐다"라고 말했다.
박수홍이 "비단을 조금만 팔아도"라고 하자, 박술녀는 "지금 우리나라 실정이 결혼하는 신랑신부들이 명품은 사지만 한복에 관심이 없다. 내가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결국 한 우물만 깊이 파다 보니까 주변을 못 돌아본 거다. 그런 후회가 크게 남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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