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상온서도 작동하는 양자컴퓨터 실마리 찾아

연구진, 대규모 양자 얽힘 현상 구현할 양자 소재 후보물질 발굴

스피논 준입자와 외부 전자기파의 상호작용 모식도(a)와 TbInO₃물질의 삼각 격자 구조(b). (원자력연 제공)/뉴스1
스피논 준입자와 외부 전자기파의 상호작용 모식도(a)와 TbInO₃물질의 삼각 격자 구조(b). (원자력연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도 대규모 양자 얽힘 현상을 구현할 양자 소재 후보 물질 발굴에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양자소재연구실 김재욱 박사가 터븀인듐산화물(TbInO₃)이 양자컴퓨터 소자 등에 쓰일 수 있는 양자스핀액상(QSL) 물질이 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고유 특성인 중첩과 얽힘을 이용해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또 특정 문제에 대해 기존의 수퍼 컴퓨터보다도 수 백만 배 이상 빠르게 풀 수 있어 양자 기술이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주목된다.

하지만 양자역학적 중첩과 얽힘 현상은 구현이 어렵다. 또 온도 변화, 불순물, 외부 전자기장 등 미세한 자극에도 다양한 오류가 발생한다.

취약한 양자 상태를 안정적으로 만들려면 절대영도(-273.15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을 구현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들이 필요하다.

지금도 양자 오류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 소재들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QSL도 이 중 하나다.

QSL은 새로운 자기 상태의 물질로 양자 요동에 의한 대규모 양자 얽힘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양자 오류를 대폭 줄인 양자컴퓨터 구현에 필요한 강력한 후보 소재로 꼽힌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연구그룹은 2010년대부터 이론상으로 QSL은 양자 얽힘으로 발생하는 스피논(spinon)이라는 준입자가 빛과 상호작용하며, 스피논에 의해 광학전도도가 빛의 주파수 제곱에 비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어떤 물질에서 광학전도도가 빛의 주파수 제곱에 비례하는 특성을 발견한다면 그 물질이 QSL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이제까지 수많은 QSL 후보 물질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으나 불순물, 무질서한 물질 구성 등으로 인해 광학전도도-주파수 제곱 비례 현상을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최초로 QSL 후보 물질 중 하나인 TbInO₃ 단결정에서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레이저로 녹여 구조가 고른 단결정을 제조하는 레이저 부유 용융로 를 사용해 고품질의 TbInO₃단결정을 합성한 후 테라헤르츠(THz) 전자기파를 물질에 쪼여 광학전도도를 측정하는 분광실험을 했다.

실험은 극저온에서 상온에 이르는 넓은 온도 범위와 다양한 자기장, 주파수 대역에서 진행됐다. 특히 실험에 방해가 되는 빛의 내부 반사 효과를 줄이기 위해 시료 두께를 정밀히 제어한 결과 특정 영역에서 광학전도도가 정확히 주파수 제곱에 비례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영상 27도 수준의 실온에서도 광학전도도 비례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TbInO₃가 상온에서도 QSL 특성을 구현할 수 있음을 실제 확인한 최초 사례다.

연구진은 이런 성과를 토대로 TbInO₃이 무오류 양자컴퓨터의 소자로 응용할 수 있는지 등을 더 연구할 계획이다.

원자력연은 양자역학적 현상을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하나로 중성자산란시설 및 100 MeV 양성자가속기 등 대형 양자빔 연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김재욱 박사는 정택선 연세대 박사, 쉬샹한 미국 럿거스대 박사와 함께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양자스핀액상 물질의 오래된 이론적 예측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첫 사례”라며 “향후 양자컴퓨팅 및 양자 센서 소자의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온라인에 지난 17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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