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로꼬의 '감아',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와 같이 잘나가는 힙합곡의 뒤엔 '비비드(VV:D) 크루'가 있다.
힙합계에서 뜻이 맞는 이들끼리 무리지어 작업하는 크루 중에는 자이언티(25·본명 김해솔), 그레이(28·본명 이성화), 로꼬(25·본명 권혁우), 크러쉬(22·본명 신효섭), 엘로(23·본명 오민택) 등 5명으로 구성된 비비드 크루가 있다. 각자 AOMG와 아메바컬쳐로 나뉘어 소속사는 다르지만 이들은 함께 곡을 만들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음원사이트 순위에서는 '썸' 열풍의 소유와 정기고, 성공적으로 복귀한 임창정·투애니원·소녀시대·배치기, 봄마다 돌아오는 버스커버스커 사이에서 낯선 이름이 신흥 음원 강자로 떠올랐다. 주인공은 지난 19일 신곡 '감아'를 발표한 로꼬다.
로꼬는 2012년 케이블채널 Mnet 힙합 경쟁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1' 우승자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한동안 활동이 뜸하던 로꼬는 지난 1월 그룹 2PM 출신 박재범이 차린 힙합 레이블 AOMG와 손잡은 뒤 신곡을 발표했다. 일상에 지친 여자들을 위로하는 가사의 '감아'는 24일 기준 4개 음원사이트(멜론·올레뮤직·엠넷·지니) 일간 순위에서 10위권에 들며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감아'는 비비드 크루의 로꼬, 그레이, 크러쉬가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같은 소속사인 그레이가 프로듀싱과 편곡을 했고 크러쉬와 함께 작곡했다. 가사는 로꼬와 크러쉬가 같이 썼다. 힙합 보컬리스트 크러쉬는 '감아'의 노래 부분을 불렀다.
힙합듀오 리쌍의 개리가 지난 1월 선보인 첫 솔로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조금 이따 샤워해' 역시 그레이와 크러쉬가 곡을 쓰고 크러쉬가 개리와 함께 노래를 부른 곡이다. '조금 이따 샤워해'는 침대 위에서 나누는 뜨거운 사랑을 다룬 과감함을 내세워 대중들로부터 화제를 모은 것은 물론 음원사이트 정상을 차지했다.
아이돌 인피니트의 힙합 유닛 인피니트H가 2013년 1월 발표한 음반 '플라이 하이'에도 비비드 크루 자이언티와 그레이의 작품이 수록됐다. 음반 수록곡 중 '니가 없을 때'는 자이언티가 작곡한 노래다. 자이언티는 힙합듀오 긱스와 작사, 그레이와 프라이머리와 함께 편곡도 맡았다. 힙합듀오 슈프림팀이 2013년 3월 선보인 '그대로 있어도 돼'에는 크러쉬가 나섰다. 크러쉬는 이 노래를 공동 작곡, 편곡했다.
이처럼 여러 가수들과 협업하며 실력을 과시한 비비드 크루는 음반 뒤뿐만 아니라 전면에도 나서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엘로, 그레이, 자이언티가 신보를 낸 데 이어 로꼬가 최근 신곡을 발표했고 크러쉬는 오는 4월2일 공식 데뷔를 예고한 상황이다.
'선명한, 생생한'을 의미하는 이름 비비드(vivid)처럼 이들이 국내 가요계에서 역동적인 행보로 얼마만큼 뚜렷한 발걸음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올 한해 비비드 크루가 했고, 하고 있고, 할 활약을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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