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대중국 디커플링 해운 정책이 우리나라 기업에는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글로벌 톱 50 물류 기업 중 한국 기업은 단 2곳에 불과해 물류산업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최근 국제물류 현황과 물류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제52차 대한상의 물류위원회를 개최했다.
강연을 맡은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향후 5년 안에 메가 포워더(대형 물류기업)의 시장 집중도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기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메가 포워더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7위 무역국의 지위를 갖고 있지만 톱 50 글로벌 물류기업 중 한국 기업은 단 2곳에 불과하다"고 했다. 미국은 21개, 중국과 독일은 각 6개, 프랑스와 일본이 각 4개씩의 글로벌 물류기업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국제 물류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글로벌 선사의 시장 과점화 심화, 글로벌 물류기업의 급격한 대형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 정책과 신(新) 해운 정책이 한국 기업에는 전략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는 "미국의 해운 규제 강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한국 물류산업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를 위해선 한국 물류산업의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위원회에선 경쟁력 있는 물류기업 육성을 위한 대책에 대해 미국 주요 항만에 한국 물류기업 전용 터미널 확보, 미국 유력 물류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M&A) 적극 추진, 국내 물류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논의됐다.
조용준 태웅로직스 대표이사는 "일정 규모, 실적 등의 요건에 충족하는 기업이 포워더로 등록할 수 있게 기준을 조정하고 정부가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영수 물류위원장은 "공급망 리스크는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면서 "기업들은 경쟁력 구축 중심으로 경영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하고 스마트 물류 특구를 지정하고 특구 내 실증 실험을 지원하는 정책 등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해운·물류 업계의 경쟁력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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