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북미 지역의 자동차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앤더슨 이코노믹그룹은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가격이 관세 여파로 3500달러(약 500만 원)에서 많게는 1만 2000달러(약 170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 중 100% 미국산 부품으로만 생산되는 것은 없다. 미국 무역법에 따르면 캐나다와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은 모두 미국산으로 간주한다. 이 기준을 더 넓게 잡아도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 비율이 75%를 넘는 경우는 없다.
관세가 부품이 아닌 완전히 조립된 차량에만 적용되더라도 기업들은 더 저렴한 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다른 모델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멕시코의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 또한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관세의 여파는 일정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캐나다와 멕시코는 주요 대미 자동차 수출국 중 하나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난해 약 785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해 대미 자동차 수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캐나다도 약 312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해 4위에 올랐다.
관세 부과는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부품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은 멕시코로 358억 달러 상당의 부품을 수출했는데,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총 55만 명을 고용하는 미국의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
보복관세로 인해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수출하는 자동차도 감소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총 96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이는 연간 미국 자동차 생산량의 10%에 해당한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관세가 부품과 완성차에 모두 적용될 경우 하루에 북미 지역 자동차 생산량이 약 2만 대(30%)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부터 수입차에 대해 기존 관세율(승용차 2.5%·트럭 25%)에 25%를 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엔진 등 주요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한다. 그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차는 관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으며 해리슨 필즈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준수하는 부품에는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완성차 관세도 면제되는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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