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끼리 '유럽군'(European army)을 창설해 미국과 러시아의 반(反)유럽 행보에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의회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거리두기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유럽군을 창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체스 총리는 "27개 회원국 모두의 군대로 구성된 유럽군, 즉 동일한 목표를 갖고 하나의 깃발 아래 움직이는 EU 군대를 창설할 때"라며 "우리가 진정한 연합이 되고 유럽의 지속적 평화를 보장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군사경제 정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코페르니쿠스가 처음 주장한 지동설처럼 대대적 인식 전환을 의미)으로 인해 스페인과 유럽국들 역시 안보와 방위에 대한 접근법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했다.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동맹 균열까지 심화하자 앞다퉈 방위비를 증액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집단안보 체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별도로 EU 27개 회원국끼리 독자적인 군대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나토와의 관계와 방위비 부담 등을 놓고 EU 회원국들 사이 이견이 있다. 스페인의 경우 유럽군 창설을 주장하지만 방위비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2%로 나토 권장 수준(2%)에 못 미친다.
EU 외교 수장인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유럽 단일 군보다 각각의 27개 회원국 군대의 협력이 더 낫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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