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정치를 재개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 텃밭인 TK(대구 경북)와 접촉면을 넓히기 시작했다.
한 전 대표는 7일 대구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아 내가 진짜 정치를 시작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치적 결심을 한 장소가 대구 동대구역이었다"며 2023년 11월 18일 오후 기차 시간을 미루면서까지 3시간여 동안 대구시민들과 만났던 것이 자신을 정치로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 강성 보수층으로부터 '배신자'로 찍힌 것에 대해 한 전 대표는 "배신이 아니라 '프레임'이다"며 "진짜 의리는 대통령께 할 말을 해야 하는 것으로 대통령 기분만 생각하는 건 아부고 아첨이지 의리가 아니다"라는 말로 물리쳤다.
다만 "표현하는 방식이 좀 직선적인 건 제가 부족한 탓이다"며 그로 인해 강성 보수층의 미움을 산 면도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과 세월이 정말 오래됐다. 서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도왔다"며 "국가정보원 수사 당시에 사람들이 대통령을 왕따시켰을 때 대통령과 주말마다 남산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반대로 "제가 어려울 때 대통령이 옆에서 응원해 주고 외풍을 막아주고 믿어줬다"고 했다.

이어 한 전 대표는 "이 정권 출범부터 어느 정도 관여했고 누구보다 잘 되길 바랐던 사람이기에 (탄핵 찬성) 결정하는 건 정말 괴로웠다"며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 쫓겨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을 몰랐을 것 같나, 당연히 알았다. 정말 고통스럽지만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했다.
또 계엄 해제결의안과 관련해선 "우리가 계엄을 옹호했다면 이렇게 단기간에 보수가 살아날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보수를 구한 뗏목 같은 역할을 했다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대표가 소신이 지나쳐 사사건건 대립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지점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어떤 취지, 어떤 맥락인지 잘 모르니까 명확하게 말하긴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을 뵈었을 때 친절하게 조언을 많이 해주셨던 기억이 남는다"며 "박 전 대통령 말씀을 많이 듣고 싶다. 허락해 주신다면 찾아뵙고 말씀을 들으며 배우고 싶다"고 만남을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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