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임세원 박기현 기자 = 정치 원로들과 전문가들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정국 혼란을 수습하고 국민 분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의 복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정문에서 대통령과 국회의 행태를 싸잡아 지적한 것은 일종의 모범 답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헌재는 이날 윤 대통령 파면 결정문에서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했다"며 "피청구인(대통령)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정치 원로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진영 간에 상호 인정과 이해가 꼭 필요하다"며 "탄핵소추와 거부권 등 각자가 가진 힘을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새로운 대통령은 정치를 살리고 정치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야당이나 시민지도자를 만나서 대화하고 경청하고 타협하는 자세로 정치를 살려야 나라가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헌재가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을 파면한 것에 민주주의의 의미가 다 담겨 있다"며 "각 진영이 여기에서 무언가를 배우지 않겠다고 하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지금 여야는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하고 있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가적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다음 대통령에 당선되는 사람은 반드시 이 국가적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사회 통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국민의힘 대표도 "정치는 기본이 협상과 타협이다"라며 "이번 탄핵을 큰 교훈으로 삼아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만든 대통령이 탄핵당했으니,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고 민주당도 다수당으로서 여당이 잘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한 점에 대해 미안하다고 겸손한 자세로 나가야 한다"며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양당이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민 통합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이제 우리나라가 사실상 이재명 체제로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대표는 말로만 통합을 외칠 게 아니라 실제로 중도보수,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원로들은 10년도 채 안 되는 시기에 두 명의 대통령이 파면된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반드시 개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대철 회장은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이 또다시 나올 가능성을 차단해야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문희상 전 의장은 "대통령을 뽑는 것도 중요하나 지금은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작업(개헌)이 더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너무 수구적이고 극우가 된 국민의힘이 잘해야 한다"며 "보수정당의 명맥을 유지해 민주당의 카운터파트가 되려면 윤석열도 비판하는 건강한 정당으로 돌아와야 전체적인 통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지금으로서는 윤 대통령이 헌재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다음 대통령은 특정 정파가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내란 세력을 발본색원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정치의 복원, 국민 통합의 첫걸음"이라며 이 대표를 향해서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발언을 자제하고 정국 안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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