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일 정치권에서는 '결과 승복'을 두고 설전이 이어졌다.
탄핵 피청구인인 윤석열 대통령과 헌법재판소를 향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신경전이 계속되면서 헌재 선고 이후 사회 혼란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치안관계장관회의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공동체 안정과 생존을 우선해야 할 때"라며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결과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할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 오전 11시로 잡히면서 헌재 일대에 긴장이 높아지고 각 정치 진영의 감정도 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 탄핵 반대 집회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지며 4명이 목숨을 잃은 전례가 있어 당국에서도 치안 유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러 차례 지도부 차원에서 승복 의사를 나타냈지만 민주당에서는 아직 명시적인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주 전 한 방송에서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고 했는데 입장에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위헌·위법적인 12·3 비상계엄을 단행한 만큼 파면 말고는 헌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도 승복에 관한 별다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당 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헌재 결정에 불복하면서 국민에게는 승복을 요구하는 이중잣대"라고 비판한 정도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 발언을 두고 "민주적 사고를 갖지 못한 지도자가 제1 야당 공당 대표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우리 당 입장을 따르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탄핵소추 당사자인 윤 대통령도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통령 변호인단인 석동현 변호사가 지난 2월 윤 대통령이 선고 결과에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현재로서는 전부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통령은 헌재 심판 과정에서 변호인단을 통해 승복한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 한 것은 야당"이라고 했다.
이날 공개된 윤 대통령 메시지는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빈소를 찾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한 것이 유일하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이 장 전 의원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고 미어진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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