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을래요?" 명대사 나온 그곳…'동해선'으로 떠나자

동해선 개통에 '떠날 결심'…박찬욱·허진호 '영화 속 명소' 가득
봄날은 간다 이영애 살던 아파트…탕웨이 사라져간 부남해변

본문 이미지 -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부전역)에서 출발한 ITX-마음 1252 열차가 강릉역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부터 동해 중부선 삼척∼포항 구간이 개통되면서 강릉에서 부산까지 환승 없이 열차로 달릴 수 있게 됐다. 2025.1.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부전역)에서 출발한 ITX-마음 1252 열차가 강릉역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부터 동해 중부선 삼척∼포항 구간이 개통되면서 강릉에서 부산까지 환승 없이 열차로 달릴 수 있게 됐다. 2025.1.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을사년(乙巳年) 새해 첫날이었던 지난 1일 삼척과 포항을 잇는 동해중부선(166.3㎞) 구간이 개통하면서 부산(부전역)에서 강릉까지 한반도 척추가 연결됐다.

동해선 개통으로 그동안 강릉이나 속초에 비해 각광받지 못한 삼척과 동해 등 강원 남부권이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개발이 덜해 아직 천혜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은 박찬욱, 허진호 등 국내 영화 거장이 사랑한 곳이기도 하다. 동해선을 타면 그 시절 명화(名畫)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본문 이미지 - 영화 '봄날은 간다' 촬영지인 강원 동해 묵호 등대마을 모습. 극중 상우(유지태)와 은수(이영애)가 만나 사랑을 나누던 도로다. 2025.1.24/뉴스1 윤왕근 기자.
영화 '봄날은 간다' 촬영지인 강원 동해 묵호 등대마을 모습. 극중 상우(유지태)와 은수(이영애)가 만나 사랑을 나누던 도로다. 2025.1.24/뉴스1 윤왕근 기자.

"라면 먹을래요?" 명대사 나온 등대마을…동해 논골담길

동해선을 타고 강원 동해시 묵호역에 내리면 한국 멜로영화 최고 수작으로 꼽히는 허진호 감독의 2001년 작 '봄날은 간다'의 주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묵호역에서 택시 기본요금 정도면 극중 은수(이영애)가 살던 등대마을인 '논골담길'로 향할 수 있다. 걸음에 자신이 있다면 앱 지도를 켜고 도보로 가도 된다.

극중 은수의 집은 강릉으로 나오지만 실제 촬영장소는 동해 묵호동 '삼본아파트'다. 이젠 개그코드가 된 "라면 먹을래요?"라는 대사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외벽 도색 정도를 빼면 크게 변한 것이 없어 영화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는 사랑의 '생로병사'를 그린 작품이다. 은수와 상우(유지태)의 사랑의 시작, 권태가 찾아와 관계에 병이 들고 결국 이별에 이르는 과정이 이 마을에서 그려졌다.

본문 이미지 - 강원 동해 묵호 등대마을에서 본 묵호항 일대. 묵호는 한때 강원권 최대 무연탄 집하지이기도 했다..20205.1.24/뉴스1 윤왕근 기자
강원 동해 묵호 등대마을에서 본 묵호항 일대. 묵호는 한때 강원권 최대 무연탄 집하지이기도 했다..20205.1.24/뉴스1 윤왕근 기자

묵호항을 비추는 등대가 인상적인 이 마을은 원래 어부와 아낙이 모여살던 곳이다. 높은 지대에 해풍이 불어 전국 최고 오징어 덕장으로 유명했다.

'물도, 바다도 검다'는 지명 유래처럼 묵호(墨湖)는 한때 강원권 최대 무연탄 집하지였다. 어업과 석탄산업이 쇠퇴한 후 청년 작가들이 벽화로 등대마을을 다시 꾸미면서 이즈음 '논골담길'이라는 이름이 다시 붙었다.

탕웨이 사라져간 바닷가…'마침내' 찾은 삼척 부남해변

기차를 타고 삼척 근덕역에 내리면 박찬욱 감독의 2022년 작 '헤어질 결심'의 후반부 주요장면이 촬영된 '부남해변'으로 향할 수 있다.

이곳은 삼척 시내에서도 대략 20㎞ 정도 떨어져 있고, 근덕 읍내에서도 꽤 거리가 있어 지역 사진작가나 스노클링 동호인 정도만 알던 '프라이빗 해변'이다. 마을에 도착해서도 좁은 골목을 지나 대숲으로 둘러쌓인 계단을 내려가서야 영화 속 대사처럼 '마침내' 이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주인공 서래(탕웨이)가 사라져 가는 장면이 촬영된 이곳은 크고 작은 바위에 해변이 둘러쌓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다'는 영화 속 대사와 너무도 날 어울리는 곳이다. 갯바위 속 뜬금없는 '당집'(신을 모시는 집)도 더욱 신비한 느낌을 준다.

사실 삼척은 영화감독들이 사랑하는 도시다. 허진호 감독의 '외출' '봄날은 간다' 등이 신흥사 대숲, 팰리스호텔 등에서 촬영됐다. 이제는 세계적인 스타가 된 BTS의 버터(Butter) 앨범 재킷 촬영지인 맹방해변도 부남해변 근처다.

본문 이미지 - 영화 '헤어질 결심' 후반부가 촬영된 강원 삼척 부남해변. 주인공 서래(탕웨이)가 사라져 가는 장면이 촬영된 이곳은 크고 작은 바위에 해변이 둘러쌓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025.1.24/뉴스1 윤왕근 기자
영화 '헤어질 결심' 후반부가 촬영된 강원 삼척 부남해변. 주인공 서래(탕웨이)가 사라져 가는 장면이 촬영된 이곳은 크고 작은 바위에 해변이 둘러쌓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025.1.24/뉴스1 윤왕근 기자

종착역 강릉…'더글로리 등대' 옆 '도깨비 방사제'

동해선의 종착역인 강릉역에 도착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글로리'의 마지막회 촬영지인 '소돌 방파제'가 있다.

극중 문동은(송혜교)과 주여정(이도현)이 빨간 등대에 기대어 맥주를 마시던 곳이 소돌 방파제다. 눈발이 흩날리는 밤 빨간 등대의 풍경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소돌방파제에서 4~5㎞떨어진 곳에는 2016년 방영됐던 드라마 '도깨비'의 명장면이 담긴 '도깨비 방사제'를 만날 수 있다.

본문 이미지 -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강원 강릉 주문진읍 '도깨비 방사제'에서 기념사진 촬영하는 관광객들. 뒤로 보이는 빨간등대는 드라마 '더글로리' 마지막회가 촬영된 '소돌 방파제다'. ⓒ News1 윤왕근 기자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강원 강릉 주문진읍 '도깨비 방사제'에서 기념사진 촬영하는 관광객들. 뒤로 보이는 빨간등대는 드라마 '더글로리' 마지막회가 촬영된 '소돌 방파제다'. ⓒ News1 윤왕근 기자

극중 김신(공유)이 은탁(김고은)에게 메밀꽃을 건네던 바로 그곳이다. 이 드라마가 히트하면서 한때 이곳은 빨간 머플러를 한 '현실 김고은'과 꽃을 든 '현실 공유'로 가득하기도 했다.

두 드라마는 모두 김은숙 작가가 집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강릉은 김 작가의 고향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 작가의 작품엔 언제나 아름다운 강릉의 풍경이 담긴다.

강릉시는 더글로리 등대가 있는 소돌항과 도깨비 방사제가 가까운 영진항을 잇는 편도 4.8㎞ 규모의 '북강릉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본문 이미지 -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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