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신안산선 붕괴' 뒤 실종자 휴대폰 켜졌다 꺼졌다 반복(종합2보)

사고 나흘째…악천후·지반침하에 수색 난항

14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 등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14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 등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광명=뉴스1) 김기현 기자 = 지난 11일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직후 한동안 실종자 휴대전화 전원이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 당국은 실종자가 보낸 '생존 신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을 벌이고 있으나 기상 악화와 지반 침하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붕괴 직후 휴대전화 전원 켜졌다 꺼져"…실종자 '생존 신호'일까

14일 광명경찰서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사고 당일 실종자인 50대 A 씨 휴대전화 위칫값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동안 전원이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한 사실을 확인했다.

A 씨 휴대전화가 지하에 매몰되면서 나타난 현상일 수 있지만, 구조 당국은 그가 보낸 '생존 신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충격을 받으면서 오류가 날 수 있다고 한다"며 "휴대전화 전원은 사고 당일 아예 나갔고, 그때부터 위치 추적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A 씨 휴대전화 위칫값은 사고 현장 주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 당국은 사고 목격자들로부터 "A 씨가 교육동 컨테이너에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A 씨가 사고 현장 컨테이너 6개 동 가운데 1개 동에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구조대원들이 육안으로 사고 목격자들이 지목한 컨테이너를 확인한 결과, A 씨 흔적이 발견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아직 컨테이너를 인양하거나 완전히 개방한 게 아니어서 단정 지을 순 없다"며 "실종자가 다른 안전지대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14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 등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14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 등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실종자 나흘째 수색 중이지만…악천후, 지반 침하 계속돼 '난항'

그러나 A 씨가 실종된 지 나흘이 지난 이날도 기상 악화와 지반 침하 등 악재가 겹쳐 수색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전날 밤부터 A 씨 구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굴착기로 아스팔트를 제거하고 터를 파내고 있다. 또 우천에 따른 토사 유출 방지를 위한 방수포 작업을 하고, 주변 H빔을 절단하고 불안정한 복강판을 철거하는 등 혹시 모를 추가 안전사고 예방 조치도 취했다.

그러나 아직 위험 요소가 많다는 판단에 따라 구조대원들을 사고 현장 내부로 진입시키지는 않고 있다는 게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현장에선 여전히 거센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는 동시에 추가 붕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이날 중 본격적인 수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 역시 지반 침하가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점 등을 근거로 추가 붕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광식 광명소방서 행정과장은 "지금 기상 변화와 지반 침하, 균열 등 복합적 위험 요인들이 있다"며 "구조대원 진입 장소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14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 등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14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관 등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소방, '살라미' 수색 예정…적잖은 잔해물 양 '관건'

이를 고려해 소방 당국은 우선 한 지점씩 단계적으로 확인하는 '살라미 전술' 방식으로 A 씨 수색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A 씨 위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무작정 잔해물을 걷어낼 경우 다른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치워야 할 잔해물 양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사고 현장 면적은 4000여㎡로, 이 중 지반이 무너진 지점은 절반가량인 2000여㎡다. 지하 공간 깊이는 최대 40여m다.

여기에 사고 당시 현장에는 다수의 컨테이너, 물탱크, 소형 포클레인, 공사 자재 등이 배치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오늘 오전까지 소형 포클레인을 활용해 진입로를 확보하는 작업을 했다"며 "상황 판단 후 구조작업 절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험 요인을 제거하면서 구조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실종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최대한 빨리 구조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11일 오후 3시 13분께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상부 도로와 함께 붕괴했다.

이 사고로 포스코이앤씨 소속 A 씨가 실종됐다. 하청업체 소속 굴착기 기사인 20대 남성 B 씨가 고립됐다가 13시간여 만인 12일 오전 4시 27분께 소방특수대응단에 구조됐다.

이번 사고는 '투아치(2arch) 공법'이 적용된 지하터널 내부 기둥(버팀목)에서 균열이 생기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투아치 공법은 아치형 터널 하나를 뚫고 기둥을 세운 후 옆에 터널 추가로 뚫어 양쪽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A 씨 등은 통제된 지하터널 상부 도로 위 상판에서 다른 근로자 15명과 함께 안전진단 등 작업에 투입됐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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