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제한 없는' 산불진화대 괜찮나…현장서는 우려 목소리

장성서 15㎏ 물가방 메고 계단 오른 70대 응시자 숨져
"나이 제한 필요" 목소리에 산림청 "고용노동부와 협의해야"

전국 곳곳에 건조특보와 강력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산불진화헬기 임시계류장에서 수원시 산불감시원들이 봄철 산불예방을 위해 화재 진화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2022.2.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전국 곳곳에 건조특보와 강력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산불진화헬기 임시계류장에서 수원시 산불감시원들이 봄철 산불예방을 위해 화재 진화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2022.2.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장성=뉴스1) 서충섭 기자 = 전남 장성에서 산림청 산불진화대 체력 시험을 치르던 70대 남성이 숨지면서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 해당 제도의 맹점이 지적받고 있다.

22일 장성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45분부터 장성호 수변공원 일대서 봄철산불전문예방진화대 체력시험이 진행된 가운데 70대 응시자 A 씨가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 씨는 물 15㎏이 든 등짐펌프를 지고 수변공원 계단 206개를 오른 뒤 휴식을 취하고 일어서다 쓰러졌다. A 씨는 과거에도 2년간 산불진화대로 활동했었다.

당초 산림청의 체력검정 기준은 등짐펌프를 지고 4㎞를 1시간 이내로 들어온 자 등 지구력을 위주로 테스트하도록 명시됐다. 순발력이나 근력 등 단거리 달리기는 하지 말도록 지침을 두고 있다.

하지만 장성군은 각 기관이 상황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체력시험을 시행할 수 있다는 항목을 근거로 계단 오르기로 변경했다. 산불진화를 위해 산을 오르는 일이 잦은 현장 상황을 감안했다.

체력시험 방식도 고령자에게는 다소 과도한 부분이 있었다. 응시자들 각자가 물 15㎏이 든 등짐펌프를 메고 수변공원 계단 206개를 오른 시간을 측정, 빠른 시간 순으로 합격자를 가렸다. 계단 1개 높이가 13㎝인 206개 계단 전체 높이는 26m 남짓으로 A씨는 3분 이내로 계단을 완주했다.

이날 50명을 선발하는 시험에 응시한 73명 중 절반 가까이가 60대 이상 고령자였다. A 씨와 동갑인 지원자도 있는 등 70대 후반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현장에는 보건소 응급의료요원들이 대기 중이었고 참가자들의 몸풀기를 위해 당초 9시 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인 시험을 15분 늦춰 시작됐다.

장성군은 산림청으로부터 국비를 받아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운영하고 있다. 산불진화대는 한 달에 22일가량 근무하며 화재 시 소방당국이 도착하기 전까지 초기 진화를 맡는다.

이 같은 산불진화대의 업무 특성상 고령자의 연령 제한을 두지 않은 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오원석 장성군의회 부의장은 21일 산업건설위원회 의사일정 중 A 씨를 애도하며 산불진화대의 근무 특성을 고려해 최고 연령 제한을 두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도 고령 산불진화대원에 대한 우려는 나오지만 산림청 규정상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하도록 돼 있다. 나이·학력에 차별을 두지 않는 취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매년 진화대원 선발시 자신을 왜 떨어뜨렸냐는 고령자 분들의 항의가 잇따른다"며 "건강상 고령자들의 참여를 제한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산림청에도 전달했으나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진화대는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운영하는 일자리 사업이다. 일자리사업은 고령자나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우선하고 있어 개선 여부가 미지수다"며 "고용노동부와 협의 절차를 통해 후속 조치를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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