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아워홈의 오너 일가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쩐의 전쟁'으로 비화했다.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과 큰언니 구미현 회장은 한화그룹 3세 김동선 부사장에 주식 매각을 예고했고, 우선매수권이 있는 막냇동생 구지은 전 부회장은 이를 막아 설 자금줄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지분 인수에 나선 한화 측과 구지은 전 부회장 측 모두 자금줄 찾기에 애를 쓰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8월 아워홈 지분에 대한 주식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측은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올해 초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 100% 지분의 가치는 1조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단독으로는 1조 원대 유동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한화비전 등 다른 계열사들의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IMM크레딧앤솔루션 등 사모펀드를 재무적투자자(FI)로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구지은 전 부회장의 우선매수권 활용 여부다.
아워홈 오너 일가 지분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이 연합해 경영권을 갖고 있고,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 차녀인 구명진 씨가 19.6%를 보유 중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도 오빠·큰언니 지분을 매입하려면 8700억 원가량이 필요하다. 일부는 인수금융의 형태로 대출로 가져오고, 나머지는 구지은 전 부회장 역시 FI에 손을 벌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어펄마캐피털이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확보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측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구미현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목적 추가 등 신사업으로 확대는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구지은 전 부회장 역시 오빠·큰언니 지분 확보에는 외부 자본의 역할이 커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향후 경영에서 FI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편 사내에서는 큰 위기감을 갖고 있진 않은 모습이다. 이미 구본성·구지은 두 남매간의 잦은 경영권 분쟁으로 이같은 상황에 익숙하고, 경영진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실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다만, 어느 경영진이 향후 사업에 유리할지는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는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 같은 대기업의 계열사로 종속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기존 오너 일가가 책임 경영을 해 온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도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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