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체포를 거부할 때 인간 방패로 동원된 육군 55경비단 소속 일반 병사들이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해 업무가 아닌 일을 할 때마다 자괴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한남동 관저 외곽 경호를 담당하던 55경비단 전역자 A 씨는 김건희 여사가 관저 안에서 산책하는 걸 즐겼다고 말했다.
하루는 김 여사가 기동타격대의 방탄 기갑 차량에 관심을 보였다고. A 씨는 "(김 여사가) '그 차를 자기가 운전해 볼 수 있냐'고 물었다"며 기갑 차는 군 면허가 없으면 운전할 수 없어 옆자리에 타도록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간부가 대신 운전하면서 관저로 한 번 드라이브한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55경비단 병사들에게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 바로 기갑 차에 관해 설명할 수 있게 제원 등을 외우라는 지시였다.

또 A 씨는 김 여사가 불시에 외출하는 일이 잦았다며 외출 통보가 오면 경호 태세를 갖춘 채 대기했지만, 막상 기다리게 한 뒤 외출을 취소하는 일이 잦았다고 토로했다.
A 씨는 "밥 먹다가 (외출 통보로) 중간에 뛰쳐나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김 여사가) 105분 동안 나가지 않고 상황만 걸어놓고 있다가 갑자기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몇 번 해보면 정말 황당하고 '내가 뭐 하고 있나' 이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할 수 없는 순간들도 많았다며 "(윤 전 대통령 취임) 1주년에는 55경비단 병사들이 길에 쭉 서서 (대통령) 차가 지나갈 때 박수를 쳐주자는 계획이 있었는데, 무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 계획이 무산되지 않았다면 자괴감이 더 컸을 거다. 55경비단은 말 그대로 윤석열 팬이라서 들어온 게 아니라 자부심도 많았던 병사들"이라고 하소연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뽑힌 55경비단 병사들은 '내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지켰나'라며 남은 건 자부심이 아닌 자괴감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JTBC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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