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70년 전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의 의료 재건을 도왔던 미국 미네소타 의대가 이제 한국으로부터 간이식 수술을 배워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울산의대는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미네소타 의대와 장기이식 및 줄기세포 등에 관한 공동 연구 및 교육 협약을 이어간다는 내용의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세 기관은 2027년까지 협약 재연장을 통해 △뇌사자 및 생체 간이식, 기증자 간절제, 간 기증에 관한 임상 연구 △재생의학, 줄기세포, 바이러스 이식 관련 기초·중개 연구 △장기이식 정보, 생체 및 뇌사자 간이식 평가 시스템 관련 정보 공유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미네소타 의대는 1955년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의 의료 재건을 위해 미국 국무부가 시행한 무상 원조 프로그램인 '미네소타 프로젝트'의 주관 교육기관이었다. 한국의 대학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은 미네소타의대에서 의학 연수를 받았고, 이후 한국은 선진 의술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가로 성장했다.
서울아산병원과 미네소타의대와의 인연은 지난 2014년 10월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이 장기이식 관련 협력을 제안하며 시작됐다. 이후 2015년부터 공동 연구 및 교육 협력 협약을 체결해 연장을 거듭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미네소타 의대에선 의사 9명 등 의료진 18명이 변형우엽 간이식과 2대 1 간이식,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등 서울아산병원의 독자적인 생체 간이식 수술법을 배워갔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의료진 7명이 미네소타의대를 방문해 미네소타의대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줄기세포 치료 기술을 배워왔으며 미네소타 의료진과 함께 △간 유래 마이크로RNA 줄기세포 기반의 간이식 면역억제 세포치료 기술 개발 연구 △간담도암 줄기세포 기반의 오가노이드 활용 치료 기술 개발 연구 등을 공동으로 수행해 왔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의료 스승이던 미국에 장기간 생체 간이식을 배워 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의료가 세계적으로도 높은 위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와 협력을 통해 세계 각지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생체 간이식만 7471례를 시행했으며 뇌사자 간이식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총 8966례의 간이식을 실시했다. 고난도 생체 간이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서울아산병원의 전체 간이식 생존율은 △1년 98% △3년 90% △10년 89%로, 간이식 선진국 미국보다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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