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경북 지역 산불의 사망자 대부분이 60~90대 노인과 장애인, 환자 등 안전취약계층으로 파악됐다. 화재·재난 안전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대책을 전폭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상북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경북(안동·청송·영양·영덕)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사망자와 실종자 18명 중 14명의 평균 연령이 78세 노인이었다. 2명은 59세, 2명은 나이가 파악되지 않았다.
또한 이 중 소아마비환자 1명과 청각장애인 1명, 와상환자 4명, 치매환자 1명이 포함됐다. 사망자들은 집이나 차 안에서 나오지 못하거나 대피 중 사망하기도 했고, 주택 화재로 매몰되거나 차량 폭발로 숨지기도 했다.
서 의원이 소방청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전체 화재 사상자 1만888명 중 장애인, 노인, 어린이는 3958명(36.4%)에 달했다. 지난 2021년 기준 장애인 인구 10만 명당 화재사상자 수는 9.1명으로, 비장애인 대비 화재사상자 발생률은 2.2배였다.
현행법은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을 '화재안전취약자'와 '안전취약계층'으로 규정하고, 별도의 지원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화재안전취약자의 피해 현황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안전취약계층의 재난 피해 현황은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 소방청과 행정안전부 모두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각각의 특성을 반영한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미화 의원은 화재와 재난 상황에서 더욱 취약한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취약계층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화재예방법 개정안'과 '재난안전법 개정안'을 이날 대표발의했다.
구체적으로는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 기본계획에 화재안전취약자에 대한 지원대책을 포함하도록 했고 △화재안전취약자와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지원현황을 3년마다 실태조사하고 공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서미화 의원은 "재난은 항상 장애인, 노인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며 "국가는 '재난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화재·재난 안전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대책을 전폭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