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의대 정원만으로 복귀 안해…수련환경 개선 필요"(종합)

국회 토론회…"출산 직전까지 당직, 난장판 수련" 호소
복지부 "수련환경 혁신 2300억, 수당 편성…지원 약속"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2025.3.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2025.3.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공의들이 법정 상한 근무 시간인 '주당 80시간'보다 긴 주 100시간 이상 일하고 임신부가 출산 직전까지 당직을 서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동 착취 구조를 개선하고, 법적 보호 아래에 양질의 수련을 받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입법조사처,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주최로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 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대화' 토론 발제자로 나선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15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위한 전공의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전공의 수련환경은 열악하다"며 "법 위반에 대한 벌칙은 최대 500만 원 과태료에 불과해 수련이라는 명목하에 노동 착취가 합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대전협이 전공의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전공의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77.7시간이었고 75.4%의 인턴 응답자는 평균 주 80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6.8%는 24시간 초과 연속 근무를 주 1회 이상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전공의 수련 시간을 주당 80시간에서 64시간으로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근로기준법 특례 업종에서 의료인을 삭제해 주 52시간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연속 수련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이고, 휴게 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산입하는 내용을 전공의 특별법에 명문화하자고 제안했다. 최저 임금 수준인 보수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실태조사에서 전공의 평균 급여는 398만 원이었고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약 1만 1700원에 불과했다"면서 "포괄임금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실제 근로 시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해 가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적 시술, 수술 시행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전공의들을 위해 교수 평가 제도 도입 등 지도 전문의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또 13명 중 2명에 불과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전공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본문 이미지 -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참석자들에게 전공의 파이팅을 외칠 것을 권하고 있다. 2025.3.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참석자들에게 전공의 파이팅을 외칠 것을 권하고 있다. 2025.3.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정부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추진…국회 "소통, 사태 해결하자"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직 전공의들이 열악한 실태를 증언하기도 했다. 김은식 대전협 비대위원은 "한 전공의는 임신 당시 태교는커녕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으며 당직을 섰다"고 김준영 대전협 비대위원은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 '난장판 수련'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토론자로 자리한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그동안 전공의 수련을 병원에 맡겨놓으니 방치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올해 새롭게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예산 2300억 원과 별도의 전공의 수당 등 새로운 예산이 대폭 생겼다"고 소개했다.

방영식 과장은 "의료개혁 일환으로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를 하며 처음으로 수련비용을 국가가 지원한다"며 "일부 책임진다는 개념으로 8개 학회를 중심으로 시작해 향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방 과장은 또 "26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제도화는 올해 중으로 예상된다"며 "(수평위의) 전공의 위원 확대는 국회에서 입법 논의가 이뤄진다면 적극 참여해 당사자 의견이 많이 확보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우원식 국회의장과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리고 국회 복지위 여당(국민의힘) 간사 김미애 의원은 각각 의료계와 정부, 국회 간의 소통을 이어가겠다며 함께 사태 해결 방향을 모색해 나가자는 환영사를 이어갔다.

한편, 박단 위원장은 토론회 후 기자들을 만나 정부가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는 약속을 내건 데 대해 "학기만 엇갈리게 했다고 24, 25학번 동시 수업이 가능할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정원 문제만 해결된다고 전공의들과 학생들이 돌아갈 수 있을까. 저는 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아직 물음표"라며 "(정부와 대학은) 의대생만 계속 뽑으려는 것 같아 답답하다. '덮어놓고 돌아오라'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엉망진창인 수련환경도 개선돼야 한다. 의대 정원이 이슈인 것은 알지만 수련 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의대 정원뿐만 아니라 (전공의, 의대생의 다른 요구도) 해결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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