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백악관이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단 취재록'(pool report)을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매체인 인디펜던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기자단은 기자단 소속 언론사들이 대통령의 일정과 발언에 대해 보고를 쓰고, 백악관 프레스 팀이 이를 받아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전체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중간 연결자 역할인 백악관 측이 자기들에 불편한 정보를 고의로 누락한다는 것이다.
미국 독립 미디어인 '스테이터스'의 올리버 다시 기자는 지난 9일, 당직 중인 백악관 기자단이 낸 두 건의 취재록이 메일링 리스트에 있는 언론사들에 발송되지 않았다고 처음 보도했다. 발송되지 않은 것 중 하나는 이번 주 초 댈러스 모닝 뉴스의 조지프 모튼 기자가 작성한 것이었다.
모튼 기자의 취재록은 기자들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 기금 모금 만찬 연설로 이동한다는 내용이었는데 "AP 통신 기자와 사진기자 한 명이 기자단 참여를 거부당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AP통신은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표기를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악관 출입기자단에서 배제된 후 백악관과 소송 중이다.
다시 기자는 "내가 알기로 백악관은 모튼의 해당 취재록을 기자단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한 언론사에 배포한 적이 없다. 이는 주목할 만한 누락이며, 전례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댈러스 모닝 뉴스 기자의 취재록을 누락한 외에도 백악관은 미국 정치 뉴스 웹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필립 웨그먼 기자의 7일 보고(dispatch, 긴급 보고)도 배포하지 않았다. 웨그먼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기자회견이 취소되었다고 보고했다.
백악관 기자단은 자체적으로 이메일 목록을 관리하기 때문에 누락되는 정보를 보충할 수 있지만 소규모 독립 언론사의 언론인들은 백악관의 메일 발송에 의존한다.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에 대한 속보가 일부 언론사들에는 아예 차단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백악관은 보도 검열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백악관 대변인 애나 켈리는 인디펜던트에 "이는 거짓이다. 백악관은 기자단의 취재록을 의도적으로 누락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투명한 행정부를 이끌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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