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창규 기자 = "미국의 국익을 가장 우선하겠다. 더 이상 우리가 이용당하는 일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78)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첫 임기 때였던 2017년 1월 취임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바 있는데, 그의 두 번째 임기에서도 이를 취임 일성으로 재천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미 의회 의사당(캐피톨) 로툰다(중앙홀)에서 열린 취임 연설에서 "미국은 전 세계로부터 존중받게 될 것"이라면서 "다른 국가들이 우리를 함부로 활용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의 국익을 가장 우선시하겠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황금기는 오늘부터 시작"이라고 운을 뗀 트럼프는 "우리의 주권을 되찾을 것이며 안전을 회복할 것이다. 악랄하고 폭력적이며 불공정한 무기화는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번영하는 미국을 재건하겠다"라면서 "미국은 더 강력해지고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한 국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날 첫 행정명령으로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라면서 "모든 불법 체류자는 단속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수백만의 범죄자, 외국인 범죄자가 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인플레이션 위기는 정부의 과다 지출과 에너지 가격의 폭등 때문"이라고 지적한 트럼프는 "이를 막기 위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며 석유와 가스 시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다시금 제조업 강국이 될 것"이라고 한 트럼프는 "인플레, 물가를 잡고, 미국의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그린 뉴딜은 끝났다. 전기차 의무화 정책도 철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근로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 시스템을 즉각 점검할 것"이라면서 "대외수입청을 설립해 시민들을 부유하게 하기 위한 관세를 외국에 부과하겠다"라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화합도 강조했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총격 사건으로 오른쪽 귀를 관통당하는 부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던 순간을 언급한 트럼프는 "신으로부터 다시금 미국을 위대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사명을 부여받았음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선거로 기억되길 바란다"라고 한 트럼프는 "우리 사회의 모든 요소가 개선될 것이다. 남녀노소,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도시인 농촌 거주자 상관없이 7개 경합 주에서 우리는 대승했고, 전국적으로 최다 득표를 저에게 던져줬다"라고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싶다. 저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보여줬다"면서 "오늘은 마틴 루서 킹의 날이다. 그분의 꿈을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연설에서 '정부효율부'를 신설을 거듭 밝힌 트럼프는 "오늘 내가 서명하는 행정명령에 따라 모든 정부의 검열을 중지하고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미국 시민들에게 다시금 돌려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 다시 국가가 권력을 남용해 정치적 표적 수사의 무기로 사용되는 일도 없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 정책에 따라 남성과 여성 2개의 성만이 미국에 존재할 것"이라고 한 트럼프는 "미군 장병이 비판적 인종이론, 사회적 실험 대상이 되는 것도 즉시 중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성공 기준은 전장에서 승리뿐만 아니라 미국이 종식하는 전쟁이다. 불필요한 전쟁에 다시금 휘말리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팽창주의에 대한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꿀 것이며, 중국이 운영하려고 하는 파나마 운하도 되찾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다시금 성장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다시금 풍요로운 국가, 영토를 확장하는 국가, 높은 곳을 바라보는 국가, 그리고 아름다운 지평선을 넘어 전진하는 국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이행하는 국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금 우주인을 미국에 보내고 미합중국의 성조기가 화성에서 펄럭이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선조는 소규모 식민지를 거대한 대륙으로, 그리고 강력한 공화국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 확장했다"면서 "불가능의 극복이야말로 미국의 진정한 저력이다. 미국은 다시금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는 현재 78세 7개월로 역대 최고령으로 미국 대통령 직에 올랐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2016년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 정치신인으로서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게 승리해 45대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2020년 재선에 도전했지만,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 등을 받으며 조 바이든에게 패하며 4년 만에 대통령 직에서 물러났다.
절치부심한 그는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누르고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징검다리'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미국 대통령은 22대 및 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트럼프가 두 번째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