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뉴스1) 유재규 기자 = "불안한 마음만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거 같아요."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 붕괴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17일 오후 사고 현장 주변에서 만난 시민 서모 씨(30대·여)는 "(사고)수습 과정도 길고 인명피해가 발생하다 보니 아무래도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 씨의 주거지는 붕괴 사고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약 200m 위치한 아파트 단지다. 사고지역 주변에다 거주하는 곳이 고층부라 가끔 밤잠을 설칠 때가 있다며 혀를 끌끌 찼다.
서 씨는 "추가 붕괴가 있다는 소식 이후에는, 특히 밤에 자려고 누우면 '오늘 밤은 무사할까' 이 생각뿐이다"라며 "5살 짜리 어린 자녀가 있기에 걱정은 더하다"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일반음식점, 보습학원, 편의점 등 상가도 밀집해 있는데 한 일반음식점 업주는 "언제든 통제 구역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자영업자인 우리로서는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전날(16일)부터 등교가 재개된 한 초교 정문에서 자녀를 기다리는 김모 씨(30대·여)도 "아이 학교도 여깄고 시댁이 여기서 멀지 않아서 이사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무엇보다 아이가 제일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현장 주변 곳곳에 걸린 경찰의 통제선(폴리스라인)은 아무래도 주민과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더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들게 할 뿐이다.
시민의 불안감은 물론, 생활 불편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오리로 양지사거리~호현삼거리 구간 1㎞는 여전히 교통 및 도보 이동이 통제 중이다. 언제 해제될 지는 미지수다.
이곳은 화영운수 2번·12번, 삼영운수 3번, 경원여객 50번 등 4개의 노선버스가 오가는 구간인데 사고 발생 시점인 지난 11일 이후부터 우회해 운영되고 있다.
또 가스 차단으로 사고 현장부터 수십m에 위치한 구석말 주민 12세대 38명은 지금도 대피 중이다. 이들 주민은 지역 내 숙박업소에 머물며 통제 해제 조치만을 기다리고 있다.

광명시 관계자는 "피해 보상은 추후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등에 청구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13분께 '광명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구체적인 발생 구간은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다.
붕괴는 '투아치(2arch) 공법'이 적용된 지하 터널 내부 기둥(버팀목)에서 균열이 생기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햇다. 하청업체 소속 굴착기 기사인 A 씨(20대)는 사고발생 약 13시간 만인 지난 12일 오전 4시28분께 극적으로 구조됐다.
하지만 실종자로 알려졌던 B 씨(50대)는 사고발생 엿새 만인 전날 오후 8시3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B 씨는 포스코이앤씨 소속 근로자다.
시는 이번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 및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시민 15명, 토목·지반 등 안전 분야 전문가 5명 등으로 이뤄진 '안전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신안산선의 남은 공사 동안 공정 전반의 안전성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 사고 관련 민원을 신고할 수 있도록 '민원대응TF팀' 및 사고 피해에 대한 지원과 보상을 요청할 수 있는 '재난피해자지원센터'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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