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을 이끄는 고희진 감독이 "서 있기도 힘들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5차전에서 우리 경기력만 나온다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정관장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4-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20 24-26 36-34 22-25 15-12)로 이겼다.
원정서 열린 1·2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정관장은 안방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 3차전을 잡고 기사회생했고 4차전까지 승리, 전적 2승2패 균형을 맞췄다.
고희진 감독은 "서 있기도 힘든 경기였다"는 말로 2시간34분의 혈투를 마친 소감을 대신했다.

이날 정관장은 7-10으로 뒤졌던 5세트를 15-12로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고희진 감독은 "위기였지만 한 번은 기회가 온다고 믿었다. 선수들이 크게 지고 있었음에도 집중력을 보여줬다. 정말 대단하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제 정관장은 8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에서 '뒤집기'에 도전한다.
고희진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많지만, 우리 경기력이 나오면 분명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면서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제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 등도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3차전서 40점을 낸 뒤 이날 경기도 38점을 낸 메가에 대해서는 "V리그 역사에 기억될 선수"라며 극찬했다.
이어 "메가의 남자친구 디오가 오늘도 경기에 와 줬다. (디오가 와줄 때마다 이겼으니) 이제 디오는 출국하고 싶어도 출국 못 한다"고 농담했다.
마지막으로 고희진 감독은 "양 팀 다 힘들겠지만, 많은 이들이 지켜볼 5차전에서도 맥 빠지는 경기가 안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끝까지 힘을 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반면 1, 2차전을 내리 잡아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원점으로 돌아온 흥국생명은 분위기가 처졌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이런 큰 경기에서는 작은 선택이 결과를 바꾼다. 이길 기회를 또 놓쳤다. 중요한 순간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2년 전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 악몽이 떠오를 상황이다. 당시 흥국생명은 먼저 2승을 거둔 뒤 3연패를 당해 우승을 내줬던 바 있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5차전을 이기든 지든, 2년 전과는 별개다. 2년 전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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