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충돌에 살얼음판 걸은 한 주…향후 당정관계는?[통실톡톡]

사태 악화 막으며 일단은 '민생 드라이브'로 복귀
당 지도부 용산 초청 거론…"정부 정책 호응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나란히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나란히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충돌이 봉합 수순으로 접어든 가운데 향후 당정 관계가 어떤 모습으로 정립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여섯 번째로 진행된 교통 관련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지난 22일 토론회에 한 차례 불참한 윤 대통령이 다시 복귀하면서 연초부터 시작된 '민생 드라이브'에 다시 시동이 걸리는 중이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대통령의 불참 사유를 '감기 기운'이라고 설명했지만 21일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논란에서 촉발된 당정 충돌 여파를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두 사람이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 점검을 계기로 만나면서 사태가 더 악화하는 것은 일단 막았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면했지만 임시적인 봉합일 뿐 완전한 화해로 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말 그대로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는 봉합"이라는 진단이다.

한 차례 충돌이 발생한 후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측은 서로를 향한 추가적인 언급을 피하며 숨 고르기를 하는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윤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오·만찬을 하거나 차담회를 하는 식으로 한 위원장과 다시 만나 관계 회복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한 위원장이 임명된 이후 당 지도부가 용산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적은 아직 없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 대면한 것도 지난 3일 신년 인사회와 23일 서천특화시장 현장점검이 전부다.

김기현 당 지도부와는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만나 주요 현안에 관한 의견을 나누거나 당정 '원팀'을 강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면 1~2달 안에는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자리를 만들어 만났다"며 "오히려 이번에는 못하는 점도 있었다"고 했다.

야당에서 한 위원장을 '윤석열 아바타'라고 비판하며 수직적 당정 관계를 계속 지적하고 있어 두 사람이 곧바로 만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없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당장 만날 상황도 아니다"며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용산이 민생토론회를 계기로 민생에 직결되는 정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만큼 당에서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화재 현장 점검 후 상경하는 대통령 특별열차 안에서 주요 민생 현안을 논의했던 것처럼 양측을 유기적으로 묶어 시너지를 낼 연결고리는 '정책'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또 지난해 10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대통령실과 여당이 타격을 입었을 때 당정 협의를 강화하며 위기를 돌파한 경험도 깔려 있다.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윤 대통령은 김기현 전 대표를 비롯한 당 4역과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하며 당정 정책 소통 강화에 뜻을 모았다.

여당 공약개발본부는 전날 늘봄학교 확대와 돌봄 서비스 격차 해소를 골자로 한 총선 2호 공약을 발표하며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모두 윤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챙기는 정책들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을 세팅해서 밥상을 차려놓으면 당이 호응하는 게 '여당 프리미엄'을 극대화하는 방법인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핵심 민생 어젠다가 나왔을 때 여당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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