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학벌과 집안 차이를 극복하고 2세 연하 남편과 결혼한 30대 여성이 시집살이와 남편의 이중적인 모습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3일 방송된 SBS Life '원탁의 변호사들'에 따르면 결혼 2년 차 33세 여성 A 씨는 뮤지컬 동호회에서 만난 2세 연하 남편과 처음 만났다.
A 씨의 부모님은 시장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반면 남편은 학벌도 좋고 탄탄한 기업체를 운영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집안 차이를 느낀 A 씨는 결혼을 망설였지만 남편은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시댁에서는 달가워하지 않았다. "내가 이 정도 수준의 애를 만나게 하려고 너를 키운 줄 아냐", "동네 창피해서 너 같은 애는 절대 같이 말도 섞기 싫다"라며 모욕감을 줬다.
결혼한 이후에는 더욱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마치 눈엣가시처럼 다른 며느리와 비교하며 타박하는 건 기본이고 시어머니가 A 씨를 부르는 호칭은 '니X이'였다.
우연히 담긴 휴대전화 속 영상에는 며느리에게 역정을 쏟아내는 시어머니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 씨 부부가 현관 앞에서 케이크를 들고 생신 축하 노래를 부르자 시어머니는 "생일은 무슨 생일이야. 뭘 왜 그래. 왜 그러기는. 뭘 이딴 걸 들고 와 해 다 넘어갔다. 그리고 초가 이게 몇 개냐. 너 내 나이 아니? 무슨 59세야. 너는 시어머니 나이도 몰라?"라며 화를 냈다.
아들을 향해서는 "야 그거(카메라) 내려. 네가 이따위로 하니까 얘가 이따위로 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A 씨가 "남편이 늑장을 부려서"라고 하자 "뭘 남편 핑계를 대. 네 머릿속에 딱 박혀있어야지. 시어머니 생일도 기억 못 하는 게 무슨 시집을 와서 시어머니를 공경한다고 이런 걸 들고 와? 죄송한지는 아냐? 친정에서 뭘 배워왔기에"라고 말했다.
더욱이 시어머니는 "네가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냐"라면서 아들을 낳으라고 강요하며 식단이나 부부관계 등에도 관여했다.
A 씨가 이혼을 결심한 이유는 또 있었다. 남편은 겉으로는 아내를 걱정하고 위하는 척했지만, 아내와 처가를 비방하는 글을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올려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에 올라온 조롱 글은 무려 112개에 달했다. '수준 안 맞아 미칠 거 같은 썰'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처가는 내가 순댓국 좋아하는 줄 알고 자꾸 싸주는데 냄새만 맡아도 토 쏠림"이라며 "돼지 냄새가 저한테까지 날까 무섭네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된 시집살이와 남편의 이중적인 모습에 이혼을 결심한 A 씨는 주변 친구들에게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대화 내용을 본 남편은 "내가 거기에 올리거나 네가 친구들이랑 이렇게 이야기한 거나 똑같은 거 아니냐"라는 입장이다.
양나래 변호사는 "모욕 수준의 폭언과 폭행, 도저히 이 사람하고 사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나를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하면 시부모가 나를 그렇게 하는 것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대놓고 문전박대하는 게 명확하지 않나.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 충분히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 위자료 청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시어머니를 험담했다면서 (남편이) 이 증거를 제출하면 그걸 역으로 이용해 '오죽하면 이야기했겠는가' 하면서 반박 증거로 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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