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전통시장의 매력은 끝이 없다. 인근에서 재배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고, 살 물건이 없어도 그냥 구경만으로 재미있다. 맛있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겨울 대표 간식인 따뜻한 어묵, 추억의 떡볶이, 든든한 국밥은 물론, 이색적인 해외 별미까지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인심은 즐거운 덤이다.
경기관광공사가 '양평물맑은전통시장' 등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정이 넘치는 경기도 전통시장 4곳을 소개했다.

11일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양평은 예로부터 한강을 이용한 물류의 중심지였다. 전국구 보부상들 왕래가 활발하고 대규모 상단이 조선시대 한양으로 물건을 공급하던 곳으로서 1770년 무렵부터 시장이 시작됐다.
특히 매월 3일과 8일에 서는 양평읍 오일장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도 3대 장'으로 손꼽힌다. 지금은 400여 개 점포가 상설시장 형태로 운영된다. 장날엔 200여 개 노점이 더 들어서 양평물맑은전통시장이 완성된다.
양평의 과일과 채소 등 친환경 농산물은 물론, 수수부꾸미와 전 등 먹거리가 풍성하기로 소문난 장이다. 특히 깨와 콩을 활용한 강정과 전통 과자를 직접 만드는 과자점은 늘 긴 줄이 설 만큼 인기가 많다. 맛보기 인심도 후해 서너 가지 먹어보고 마음에 드는 과자를 고르면 한 봉지 푸짐하게 담아준다.
양평은 사통팔달 교통이 좋은 곳이고 경의중앙선 양평역과도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기도 좋다. 아이와 함께라면 장에 가면서 경기 이야기 골목으로 지정된 '청개구리이야기거리'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우리 모두 아는 청개구리 이야기를 귀여운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잣고을시장은 올해 개장 101주년을 맞이한 가평 최대 규모 시장이다. 1923년 보납산 앞 개천 변에 상인들이 모인 게 이 시장의 시작이다. 거래를 넘어 이곳저곳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모여 희로애락을 공유하던 소통과 상생의 공간이었다. 이후 시장은 터미널 주변과 가평역 앞 등 여러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현재의 장터로 자리를 잡았다.
잣고을시장은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첫 번째는 역시 오일장이다. 매월 5일과 10일에 열리는 잣고을시장은 규모가 크고 취급하는 상품도 다양해 둘러보는 데 한참 걸릴 정도다. 추운 겨울엔 뜨끈한 어묵 국물로 몸을 덥히고 장 구경에 나서야 한다.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두툼한 겨울옷도 마음껏 고를 수 있다.
두 번째는 전통시장 육성 사업의 하나로 건립한 잣고을시장 가평창업경제타운이다. 타운 1층엔 식당, 과일, 장식품 등 소상공인 점포가 입주해 있고, 2층엔 시장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할 수 있는 카페와 노브랜드 매장이 시장과 상생을 도모한다. 특히 기업에서 만들고 가평군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도서관이 인상적이다.
세 번째는 장 주변의 다양한 조형물과 포토존으로서 잣고을시장 방문객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물한다.

용인중앙시장은 오랜 세월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용인시의 대표 시장이다. 시장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공영주차장을 늘리고 점포 이미지와 시설을 개선하는 등 여전히 진화 중인 시장이다.
시장을 만두 떡골목, 순대골목, 통닭골목 등 상권별 골목으로 나눈 점이 재미있다. 특히 떡골목 가게마다 방금 찐 시루떡에서 모락모락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은 언제 봐도 입 안에 침이 고일 지경이다. 가게마다 특색 있고 떡 종류도 다양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장 골목 중 가장 인기 많은 곳은 순대 골목이다. 이곳엔 약 20곳의 순댓국집이 모여 있다. 업주들 모두 친절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순대는 잡내 없이 깔끔하고 곱창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푸짐한 양에 노포 감성까지 더해져 세대 구분 없이 많은 식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매월 5일과 10일엔 경전철 '에버라인' 용인시장역에서 김량장역까지 하천을 따라 오일장이 선다. 장이 크고 점포도 많으니 일정을 여유 있게 잡고 천천히 구경하는 게 좋다. 도래창, 호떡, 꽈배기 등 용인 장의 명물도 꼭 즐겨보자.

안산시 소재 안산역 맞은편 원곡동엔 여러 나라 이주민이 모여 외국인 거리가 형성됐다. 작년 6월 기준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등록 외국인 및 외국 국적 동포는 1만 8000여 명이다.
이곳은 '국경 없는 마을'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던 중 2009년 '안산 다문화특구'로 지정됐다. 아울러 음식 재료와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독특한 거리 풍경이 만들어졌다. 거리 전체가 커다란 국제시장으로 발전한 것은 물론,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주말에도 은행 문을 열고 병원 진료를 하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됐다.
다양한 외국 음식점도 성업 중이다. 베트남·인도네시아·네팔 등 조금만 발품을 팔면 여러 나라 별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주 음식 재료와 향신료를 본국에서 들여와 현지 본연의 맛을 낸다.
그중 '후르세다사마르칸트'에선 평소쉽게 접하기 어려운 우즈베키스탄 전통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고기 꼬치 '샤슬릭', 고기 빵 '쌈사', 당근 김치 '마르코프차' 등 모두 맛도 좋고 한국 사람 입에도 잘 맞는다.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안산으로 미리 떠나는 해외 별미 기행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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