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구청 청사에 들어서자 마자 큰 대형 전광판이 눈에 띈다.
전광판 옆엔 프랜차이즈 식당에서나 봤을 법한 '키오스크'가 있다. 이 키오스크로는 음식 주문 대신 '기부'를 주문할 수 있다.
기부금 적립을 위한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신용카드를 꽂으면 결제가 이뤄진다. 기부 결제는 1000원부터 내가 원하는 금액을 다양하게 결정할 수 있다.
키오스크 기부를 주문하는 동안 전광판에서는 신나는 음악 소리와 함께 풍선들이 솟아 오르며 환영한다. 결제를 마친 뒤에는 '기부 인증샷'도 남길 수 있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서구가 '1년 12달 행복한 복지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 중인 △기부 키오스크 △서구아너스 등이 주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있다.
기부 키오스크는 지난해 11월 광주 자치구서 최초로 서구청사 1층 로비에 설치했다. 나눔문화 확산과 기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눈에 띄는 곳에 '디지털 명예의 전당'을 만든 것.
LED 대형 스크린에 기부자 현황과 나눔 메시지를 실시간 송출하고 신용카드와 휴대폰 결제 등 즉석에서 기부가 가능한 키오스크를 운영한다.
해당 키오스크를 통해 '착한 나눔'에 동참한 주민은 약 3개월간 63명. 1000원부터 1만원 이상까지 다양한 금액이 누적돼 18만 9000원이 모였다.
키오스크 기부자 대부분이 민원 업무를 위해 구청을 찾았다가 우연히 기부에 동참한 것으로, 당장의 '기부금'은 적다고 볼 수 있지만 일상 속 '기부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고액 기부자 모임인 '서구아너스'도 운영 100일째를 맞이했다. '서구아너스'는 사회 취약계층의 생계와 주거 급여 등 다양한 복지 지원을 위해 결성한 후원자 그룹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천만원 이상을 일시납 또는 5년간 기부를 약정한 개인 및 기업·법인 대표들에게 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광주 서구에 법인을 둔 건설사 회장과 병원장, 식당 대표 등 다채로운 직군에서 힘을 보태 회원 56명에 기부금 4억 4900만원이 모여졌다.
서구는 기부 키오스크와 서구아너스로 모인 기부금을 토대로 여러 복지 사업을 실시 중이다.
지난 1월에는 다문화 가정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엄마나라 외갓집 방문 프로젝트'를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한국생활 적응 사례와 경험을 담은 수기를 공모해 우수자 자녀들이 '엄마 나라'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항공비 등을 지원했다.
이번달에는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의 보호가 종료돼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과 가족을 돌보며 학업을 이어가는 돌봄청년들에게 대학 장학금과 취업 준비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실현 중이다.
또 앞으로는 저소득 초중고 신입생 입학 준비금 지원, 장애인 활동지원금 전달, 폭염극복 돌봄플랜 등 12개 특색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뇌병변 장애아동을 위한 고단백 영양음료와 학교밖 청소년 꿈발견 여행 지원 등 민간협력 커플링 사업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은 "서구아너스와 기부 키오스크 등 서구만의 차별화된 나눔문화 확산으로 선하고 가슴 따뜻한 마음부자들과 함께 복지틈새 없는 '착한 서구', 12달 365일이 따뜻한 '함께 서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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