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헬기 평균 기령 30년…"정비주기 단축·조종사 연령 규제 필요"

경북 의성 헬기 사고 11일 만에 대구서 또 발생

지난 6일 오후 3시 41분께 대구 북구 서변동 이곡지 북쪽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헬기 5대 중 1대가 산불 현장으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추락했다. 관계 당국이 현장을 살펴보는 모습. 2025.4.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지난 6일 오후 3시 41분께 대구 북구 서변동 이곡지 북쪽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헬기 5대 중 1대가 산불 현장으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추락했다. 관계 당국이 현장을 살펴보는 모습. 2025.4.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경북 의성에서 산불 진화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진지 11일 만에 대구에서 또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노후 헬기 관리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불 진화에는 산림청과 소방청 소속 헬기와 지자체가 민간업체에서 빌린 헬기 등이 투입된다.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는 50대이며, 이 중 20년 넘은 '경년(經年)'이 34대로 68%를 차지하며, 20년 이하는 16대다.

전국의 민간업체가 소유하고 있는 헬기는 144대로 평균 기령은 30년 정도다.

항공안전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경년 항공기는 20년 미만과 비교해 각종 안전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본문 이미지 - 26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산불 현장에서 소화수를 담던 헬기가 추락해 소방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5.3.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26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산불 현장에서 소화수를 담던 헬기가 추락해 소방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5.3.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지난달 의성 산불 진화 중 추락한 헬기는 1995년도 산으로 30년 된 기종이다. 이번 지난 6일 사고가 난 헬기는 1981년 제작, 44년이 지났다. 노후 기종이란 원인으로 이번 사고들이 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만큼 정비에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정비 주기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통대 이근영 항공운항과 교수는 "지자체 임차 헬기는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까 저가 입찰로 진행된다"며 "임차업체는 오래된 기령, 나이가 많은 조종사를 고용하는 게 운영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년 이상된 항공기의 정비 기간을 단축할 필요도 있다"며 "헬기 기령이 오래됐다 하더라도 무조건 안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정비 주기를 현재보다 더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산불을 최전선에서 막아낼 헬기는 노후화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져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산림청과 지자체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산림청 헬기 50대 중 러시아 카모프사(社)에서 제작한 기종은 29대로 가장 많다.

이 기종은 노후화로 정비를 자주 해야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을 구할 길이 없어 현재 29대 중 8대는 운항을 못 하고 있다.

산림청이 전체 헬기의 가동률은 8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정상 범위에서 수리한다.

본문 이미지 - 7일 대구 북구 서변동 이곡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 진화에 투입된 동구 임차 헬기 추락 관련 현장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5.4.7/뉴스1 ⓒ News1 공정식
7일 대구 북구 서변동 이곡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 진화에 투입된 동구 임차 헬기 추락 관련 현장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5.4.7/뉴스1 ⓒ News1 공정식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조종사에 대한 나이 제한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근영 교수는 "임차 헬기는 항공기 사용 사업으로 분류돼 있어 나이 등 규정이 느슨한 편"이라며 "조종사 나이를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자체가 민간에서 빌린 헬기도 진화에 동원할 수 있지만 대형 산불 때는 효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헬기는 한 번에 뿌릴 수 있는 물의 양이 최대 8000리터인데, 대다수 민간 헬기는 2000리터 이상 물을 담아 나를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산불은 건조한 3~5월 집중되며, 대형화·장기화 추세를 보여 헬기 관리 및 운항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022년 3월 울진·삼척 산불의 경우 213시간43분간 지속됐고, 지난달 21일 산청·하동 산불은 214시간34분 만에 진화돼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같은달 22일 경북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산불은 149시간30여분 만에 계속돼 축구장 6만3245개 크기인 산림 4만5170㏊(1억6688만9250평)가 소실됐다.

이 교수는 "산불 진화 작업은 산악 지형 조건과 강풍이 불 수 있어 아주 위험하다"며 "연기가 자욱하고 한 지역에서 여러 대의 헬기가 움직이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다"고 했다.

산불을 끄던 헬기가 추락한 사고는 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달 26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산불 현장에서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A 씨(74)가 사망했고, 전날 대구에서 산불 진화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B 씨(73)가 숨졌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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