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상처 아직인데…' 하동 옥종면 산불에 주민 불안 커져

지난달 대형산불 발생 인접한 곳에서 다시 불

7일 경남 하동군 옥종고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설치 중인 텐트를 지켜보고 있다.2025.04.07/뉴스1 강미영기자
7일 경남 하동군 옥종고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설치 중인 텐트를 지켜보고 있다.2025.04.07/뉴스1 강미영기자

(하동=뉴스1) 강미영 기자 = 대형 산불을 겪은 경남 하동에서 1주일 만에 다시 산불이 나 주민들이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7일 낮 12시 5분쯤 경남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인근 주민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번 산불은 지난달 21일 산청 시천면에서 시작해 하동 옥종면까지 번져 열흘간 불타올랐던 대형 산불 발생지와 인접한 곳에서 시작했다.

이에 지난 산불 당시 대피했던 주민 일부가 시 대피길에 오르는 등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옥천관, 옥종고 등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는 이재민들이 머물 텐트를 설치하느라 분주했다. 이를 바라보던 주민들은 연신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이날 대피소에서 만난 고암마을 정모 씨(70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난 산불 당시 8일간 대피소에서 머물다 가장 늦게 집으로 돌아간 사람 중 하나다.

정 씨는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기가 있는 어머니를 대피소에 모시느라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또 이런 일을 겪는다"며 "산초와 감나무를 키우는데 농번기에 산불이 계속돼 일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또다시 대피소에 오게 된 월횡마을 주민들도 삼삼오오 모여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어르신은 "이 난리를 또 겪을 줄 몰랐다"며 혀를 찼고, 다른 주민은 "이번에도 불이 길어지면 어떡하냐"며 옆 사람 손을 꽉 붙들었다.

본문 이미지 - 하동 산불 현장.(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하동 산불 현장.(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상촌마을 안모 씨(60대)는 끊임없이 오가는 진화 헬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불이 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 씨는 "불난 곳이 바로 우리 집 뒤쪽이다. 낮 12시 조금 넘어서 뒷산에서 연기가 올라와 119에 신고했다"며 "그땐 불이 이쪽으로 오지 않아 잠깐 볼일을 보러 갔다. 그런데 1시간 뒤쯤 돌아오니 불이 펄펄 넘어오더라"고 설명했다.

안 씨는 "불이 붙을까 싶어 집 근처에 물을 뿌리는 와중에 경찰이 와 대피했다"며 "산불 조심 문자가 하루에 100통도 넘게 오는데 대체 누가 불을 때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 산불은 낮 12시 5분쯤 하동 옥종면 회신리의 한 야산에서 났다. 불이 난 산은 지난달 산청·하동 산불 지점과 2~3㎞가량 떨어진 곳이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산불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총 화선은 총 4.6㎞로서 이 중 2.9㎞(62%)는 진화를 마쳤다. 산불영향 구역은 63㏊로 추정된다.

이번 불로 산불 현장 인근 4개 마을(상촌·중촌·월횡·고암) 주민 214명이 대피한 상태다.

이번 산불은 70대 남성이 산에서 예초기를 사용하다 불이 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남성은 자체 진화에 나섰다가 양손에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my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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