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서울성모병원이 희귀 질환 중 하나인 '심장 아밀로이드증' 환자를 다학제 연구로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은 혈액병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이같은 성과를 핵의학 및 영상의학 국제학술지 'Clinical Nuclear Medicine (IF=10.0)'에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기존 방식으로 진단이 어려웠던 '복합형 심장 아밀로이드증'을 영상의학과 핵의학을 융합한 정밀 진단법으로 규명한 성과다.
아밀로이드증은 체내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축적돼 장기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질환으로 심장을 침범하는 경우 심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인에게 주로 나타나며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도 늘고 있다.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치료할 수 없는 신장부전이나 심부전으로 오인하기 쉬워 조기 진단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환자 상당수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한다.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트랜스티레틴(ATTR) 아밀로이드증'과 '경쇄(AL) 아밀로이드증' 두 가지 형태로 나뉘며 보통 한 가지 유형만 단독으로 발견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두 가지 유형이 동시에 존재하는 매우 드문 사례를 확인했다. 복합형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적고 기존의 진단 방식만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워 정밀한 검사와 다학제 접근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혈액병원, 순환기내과, 핵의학과, 신장내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의 협력을 통해 70대 환자의 심장 상태와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핵의학 영상 검사와 조직 검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두 가지 유형의 아밀로이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99mTc-DPD 뼈 스캔과 18F-Flumetamo(플루트메타몰) PET/CT 영상 기법을 활용해 각각의 단백질이 심장에 어떻게 침착되는지를 정밀하게 평가했다.
오주현 핵의학과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영상 검사만으로는 놓칠 수 있었던 중요한 단서를 다학제 협진으로 진단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심장 아밀로이드증 환자들이 보다 정밀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종찬 순환기내과 교수(교신저자)는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질환으로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환자의 경과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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