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가족' 감독 "가족간 소통 부재, 사실적 우화로 담아내" [N인터뷰]①

16일 '모범가족' 김진우 감독 화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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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미지 - 김진우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김진우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극본 이재곤/ 연출 김진우)가 지난 12일 총 10회 전편을 공개했다.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정우 분)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동하 앞에 마약 조직의 거금이 떨어지고, 파탄 직전에 이른 가족들을 위해 마약 운반책이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을 담은 '모범가족'. 그간 드라마 '슈츠' '추리의 여왕'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등을 연출했던 김진우 감독은 이러한 설정의 이야기를 완급력 좋게 이끌어가면서 시청자들을 '모범가족' 앞에 불러모았다.

16일 '모범가족' 공개 기념 화상 인터뷰를 가진 김진우 감독은 극을 연출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과 함께 공개 후 반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취재진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과연 김진우 감독이 '모범가족'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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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모범가족'이 공개된 소감을 밝힌다면.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공개되고 사람들 반응을 보게 되니깐 긴장이 됐다. 원래 예상했던 의도가 맞았을까,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볼까라고 생각이 되면서 긴장이 많이 됐다.

-이전 연출작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장르의 드라마였는데.

▶분명히 차이가 있기는 하다. 장르극을 연출하면서 좋았던 점은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연출자가 창작하는 부분에서 많은 부분에서 자유를 준다는 게 보장이 되니깐, 다른 상황에서 연출할 때와 다르게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충분히 준비해서 할 수 있었다는 게 있었다. 그 전에 연출했던 드라마들과는 달랐던 점은, 우리나라가 잘하는 장르극의 특징이 있다. 긴박함이 몰아치면서 주인공과 빌런에 중심을 많이 둬서 긴장감을 잘하는 게 우리나라에서 잘하는 장르극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해보고 싶었던 건, 한국에서 잘하는 장르극의 장점과 유럽 장르극의 장점을 모두 같이 그려보고 싶었다. 유럽 장르드라마에서 물리적으로 몰아치는 것보다는 서브 캐릭터들을 다루는 방식에서 디테일을 살려두는 게 있다. 그런 점에서 또다른 재밌는 장르극의 방식을 어떻게 우리 드라마의 장점에 녹아들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모범가족' 연출을 맡게 된 계기가 있다면.

▶플랫폼과 상관이 있다. 애초에 '모범가족'은 조그만 동네에서 벌어지는 소동극에 가까웠다. 블랙코미디에 조금 더 가까웠다. 다만 시청자들의 저변이 넓어지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하려다 보니 완전 소품은 아니고 조금 더 공을 들여서 인물에 중점을 두는 구성으로 만들게 됐다. 그래서 단순히 주인공과 빌런의 대립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들의 저변을 보여주는 작품이 됐다.

-'모범가족'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지는 걸 말한다. 하지만 폭력 조직이 얘기하는 가족은 조금 왜곡되고 정상적인 개념은 아니다. 그럼 이걸 포괄적으로 묶어서, 그들이 말하는 가족까지 개념에 포함시켰다. 사실 가족이란 관계는 다 서툴다. 사회로 나가기 전에 가장 먼저 타인과 관계를 맺는게 가족이라 서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쉽지는 않은 관계다. 외부에서 볼 때는 모범적으로 보이는 가족들도, 그 실상을 보면서 얘기하는 건 아니다. 진짜 그런가 안 그런가는 구성원들만 알 수 있다. 그래서 구성원들 속에 실제로 들어갔을 때 이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갈등과 어떤 위기, 균열들이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거다. 결국 그 속에서 균열이 생기는 건 소통의 부재 때문이다. 은주(윤진서 분)가 동하에게 경제적 부족함 때문에 이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데 동하는 경제적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소통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모범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거다. 그걸 사실적인 우화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해야지 그 문제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극 중 새벽 시간의 서늘함이 짙게 깔려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 이런 점을 많이 신경 쓴 편인가.

▶내면 심리를 많이 보여주는 극이 좋기는 한데, 늘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간을 잘게 쪼개는 방식을 썼다. 10편으로 나눠지는 에피소드들이 사실은 긴 날들을 담은 게 아니다. 그냥 밤이 아니라 한밤중이 있고 새벽이 있고 동이 틀 때까 있는 것으로 나눴다. 광철(박희순 분)과 동하의 경우는 대사가 많이 없는데, 이들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서 공간을 많이 보여주는 것으로 선택했다. 대사로 표현 안 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시간를 쪼갰다. 또 어떤 시간대가 주는 긴장감이 있다. 너무 사실적이지도 너무 허구이지 않은 사실적 우화를 보여주기 위해서 시간대가 주는 긴장감을 고집한 부분도 있다.

-극 중 용수 조직 사무실에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자'라는 표어가 걸려 있는 것은 어떤 의도를 담은 건가.

▶우리가 제목을 '모범가족'이라고 지었다. 참 언밸런스하다고 생각했다. 조폭들이 이들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해악이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어마하게 많은데 이 사람들은 이런 표어를 달아놓고 있구나, 어처구니 없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블랙코미디였다. 그래서 거기에다가는 어떤 말을 넣을까를 고민했고, 그러다가 다수의 의견으로 결정된 것이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자'였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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