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뉴스1) 이승현 기자 = 멸종위기 야생동물 '담비'가 등산로 주변에 놓인 덫에 걸렸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24일 전남 해남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13분쯤 "달마산 등산로에 담비가 덫에 걸려 있다"는 등산객의 신고가 119 상황실로 접수됐다.
등산로 초입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담비는 길이 약 50㎝, 몸무게는 5㎏가량으로 길고양이보다는 조금 더 큰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좌측 앞다리가 덫에 걸린 담비는 부상 정도가 심한 상황에서도 구조대원 3명이 다가가자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답게 이빨을 드러냈다.
구조대원에게 잡히지 않으려 구조용 올가미를 오른쪽 앞발로 끈질기게 잡는가 하면 올가미를 물어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으르렁' 거리며 위협감을 줬다.
머리에 올가미가 씌워졌을 땐 재빠르게 움직여 다시 머리를 빼냈다.
재차 올가미가 목 쪽으로 들어오자 뒷발로 올가미를 밀어내며 강하게 저항하기도 했다.
담비는 구조대원과 십여분 간의 씨름 끝에 결국 포획·구조됐다.
담비는 119 안전센터로 이송된 뒤에도 한참을 저항했고 구조대원들은 이송장에 잠금장치까지 한 상태로 보관해 군청으로 인계했다.
담비는 이날 오전 순천의 야생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상태가 호전되면 다시 야생으로 방생될 예정이다.
구조를 담당했던 대원은 "담비가 상처가 심한 상태에서도 날쌘 데다 이빨을 드러내며 저항해 포획하는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5년간 해남에서 담비가 구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꼽히는 담비는 개체수 감소 등으로 인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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