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뉴스1) 정우용 김종엽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괴물 산불'이 1주일째 이어지면서 인명·재산피해가 급증하자 대구·경북지역에서 매년 열리는 봄축제와 주요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경북 각 지자체는 "산불 재난으로 국가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발령된 상황에서 산불 예방과 대응 준비가 우선"이라며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대형 산불로 희생된 주민을 애도하고 피해지역 복구를 돕기 위해 각종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구미시는 4월4일 선산읍에서 열 예정이던 '선산 산림휴양타운 기공식'을 연기하고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취소했다.
다음달 2~6일 원평동 금오천에서 예정된 '금오천 벚꽃페스티벌'은 인기가수 공연 없이 그대로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취소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안동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 행사와 다음달 2일 계획된 '안동벚꽃축제',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등을 전면 취소했다.
포항시는 오는 30일 예정됐던 '내연산 전국 산행대회'와 내달 1일 개최하려던 '장량 떡고개 벚꽃 문화축제' 등을 무기한 연기했다.
경산시는 내달 5일 예정된 '제10회 반곡지 복사꽃길 걷기 대회'와 11일 예정된 '농업 경영인 한마음대회·총회'를 취소했다.
김천시도 오는 29일부터 열 예정이던 '연화지 벚꽃 페스타'를 취소하고 '벚꽃길 걷기',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농촌협약 체결식'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고령군은 지역 대표 축제인 '대가야축제'를 지난 26일 취소했으며, 울진군은 오는 29~30일 예정된 '제4회 울진파이팅 챔피언십 종합격투기대회'를 연기했고, 청도군은 '2025 추막페스티벌'을 늦췄다.
봉화군은 오는 29일 예정인 '산수유 신춘 시 낭송회'와 다음달 11~13일 '2025 벚꽃엔딩 축제' 등을 취소했으며, 영주시는 다음달 5~6일로 예정된 '2025 벚꽃과 함께하는 시민어울림 한마당'과 '영주 소백산 마라톤' 등의 개최 여부를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대구 지자체들도 잇따라 봄 축제를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달성군은 이날 열려던 '달창지길 벚꽃축제'와 '옥포 벚꽃축제'를 전격 취소했고, 북구도 이날 열 예정이던 고성동 '벚꽃한마음 축제'를 취소했으며, 오는 29일 예정된 '찾아가는 음악회'는 잠정 연기했다.
또 남구도 이날 앞산 벚꽃 주간에서 개최 예정인 버스킹과 패션쇼 등의 행사를 미루기로 했고, 동구는 '두근두근 벚꽃 동구' 축제 규모를 축소해 진행한다.
서구는 오는 4월 5일 열기로 한 '와룡산 와봄축제' 행사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된 산불이 1주일째 지속되면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8일 오전 7시 현재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5개 시·군의 산불영향구역은 축구장 6만3245개에 해당하는 4만5157㏊로 전날 대비 26.5% 늘었다.
지역별로는 의성 1만2821㏊, 안동 9896㏊, 청송 9320㏊, 영양 5070㏊, 영덕 8050㏊이며, 진화율은 의성 95%, 청송 89%, 안동 85%, 영양 76%, 영덕 65%로 집계됐다.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영덕 9명, 영양 6명, 청송 4명, 안동 4명과 의성에서 숨진 헬기 조종사 1명 등 24명이다.
5개 시·군 대피 인원은 3만6674명으로 이 중 안동 2748명, 의성 697명, 청송 953명, 영양 932명, 영덕 955명의 주민이 귀가하지 못하고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건축물은 주택 2221채, 공장 3개, 창고 68개, 기타 시설물 120개가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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