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투톱 체제는 공고해지고 있다. 반면 글로벌 AI 3대 강국 진입을 천명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추격자 위치에 머무르고 있다.
12일 미국 비영리 AI 연구·조사 기관인 에포크 AI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오픈AI는 AI 모델 판매로 23억 3000만달러(약 3조 3798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에포크 AI는 중국, 프랑스, 캐나다 기업까지 분석에 포함시켰지만 한국 AI 모델은 포함되지 못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2025 AI 지수 보고서에서도 한국 AI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미국 기관은 40개, 중국 기관은 15개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봤지만 한국은 단 1개에 그쳤다.
민간 투자 부분에서도 한국은 미국, 중국은 물론 다른 AI 경쟁국에 미치지 못했다. 민간 투자에서 미국은 1091억 달러로 압도적인 선두를 지켰고 중국이 93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13억 달러로 11위에 그쳤다. 지난해 발표된 이 보고서와 비교해 절대적인 규모는 비슷했지만 순위는 9위에서 10위권 밖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빅테크는 AI 인프라 구축에 더욱 집중하며 AI 경쟁력에서의 우위를 지키려는 모습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데이터센터 구축에 7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도 각각 800억 달러, 650억 달러를 AI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방침을 밝혔다.
한국은 글로벌 AI G3 진입을 천명한 상황이지만 아직 미국과 중국,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조기 대선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의 AI를 비롯한 과학기술 분야 관련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각 후보들은 AI 패권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인공지능 무한경쟁'시대를 언급하며 K-과학기술로 세계문명을 선도하는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기술 투자, 연구개발, 인재양성 등 또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서 세계 경쟁에 나서는 것은 개별 기업 단위가 감당하기 너무 어렵다"며 "국가 단위의 지원, 투자,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에 도전장을 던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10일 대선 출정식에서 AI 혁명에서 우리나라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전 대표는 "AX(AI 전환)시대는 산업혁명보다 훨씬 큰 격변기"라며 AI 3대 강국, AI G3로 발돋움하고 로봇,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를 포함한 초격차 5대 사업 분야 빅5를 직접 육성하겠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대한민국을 3대 AI 강국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기업과 정부가 막대한 금액을 AI에 투자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AI 산업에 앞으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수백조 원의 투자를 단행해 선진국들을 따라잡겠다. 교육과 기업혁신을 통해 AI 인재 100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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