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의 관세 부과에 앞서 주문을 넣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이달 기업 경기가 5개월 만에 반등했다.
다만 오는 4월 2일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가 예정된 탓에 한 달 뒤 경기 전망은 뒷걸음쳤다. 국내 기업이 트럼프 관세 위협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회피 심리에 이달은 잠깐의 반사 이익을 본 상황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1.4포인트(p) 상승한 86.7을 기록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에서 기업 경기가 상승했다. 제조업 CBSI는 1.8p 오른 91.9로, 비제조업은 1.2p 오른 82.9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92.5) 이후 5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주로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서 관세 부과에 앞선 선주문 영향으로 수출 등 실적이 개선됐다"며 "비제조업에서도 봄철을 맞아 계절 요인, 부동산 거래 증가 등에 업황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4월 CBSI 전망은 전월 대비 2.4p 내린 85.6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이 1.2p 하락, 비제조업은 3.4p 하락했다.
이 팀장은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계획 관련 불확실성이 커 다음 달 전망은 대부분 업체에서 좋지 않았다"며 "특히 자동차, 반도체 같은 대미 수출 규모가 큰 업종에서 비관적인 응답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관세 선수요만 아니라 서울시의 토지허가거래제도(토허제) 완화 조치도 기업 경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실적 BSI는 부동산업(업황 +7p, 매출 +7p)에서 주로 상승했는데, 이는 서울 토허제 완화 등으로 부동산 업체들의 매출이 늘어난 결과였다.
이 밖에 운수창고업(매출+6p, 채산성 +12p),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업황 +15p, 자금사정 +20p)도 개선세를 보였다.
제조업 실적 BSI는 금속가공(업황 +9p, 자금사정 +7p), 석유정제·코크스(업황 +14p, 제품재고 -4p), 자동차(업황 +2p, 생산 +15p) 위주로 개선됐다.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결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87.2로 한 달 전보다 3p 내렸다. ESI 순환변동치는 87.3으로 1p 떨어졌다.
이 팀장은 "4월 초 미국 상호관세 정책의 내용이 나오면 업종별 희비가 갈릴 수 있다"며 "토허제 재지정 역시 실질적으로 부동산 거래 감소로 이어질지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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