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 '관세 피해' 최소화했지만…

美 현지 생산 120만 대로 확대, 판매량 70% 현지 생산
트럼프, 車 25% 관세 행정서명…미국산 부품 사용량 따라 차등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조지아 주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버디 카터(Buddy Carter) 연방 하원의원(현대차그룹 제공)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조지아 주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버디 카터(Buddy Carter) 연방 하원의원(현대차그룹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모든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매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자동차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내 자동차 생산 역량에 따라 사실상 가격 경쟁력이 결정되기 때문에 시장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날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갖고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 것은 다행이다. 추가 투자를 통해 미국 생산 능력을 120만 대까지 확대할 예정이어서 미국 판매량의 70%까지는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도 예고돼 있어 상당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남은 것은 정부 간 협상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달라지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 美 현지생산 최대 120만 대 확대에도 일부 타격 불가피

공교롭게도 자동차 관세 부과 발표 직전 현대차그룹은 HMGMA 준공식을 열었다.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HMGMA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을 연간 30만 대 생산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날 미국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라인 개조가 저희는 시간이 훨씬 적게 든다. 저희는 한 달 안에 (가능하고) 타사는 훨씬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유연성 확보, 특히 불확실성이 많을 때는 (라인 전환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가장 큰 기대효과는 관세 압박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준공으로 미국 내 100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생산량을 20만 대 더 늘려 50만 대로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31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170만대를 미국에서 판매했고 여기(메타플랜트)서 만드는 비율을 (미국 생산량의) 44%까지 올린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미국 내 생산량은 HMGMA의 생산량은 50만 대, 미국 전체 생산량은 120만 대 규모로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기준 7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본문 이미지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달러 (33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5.03.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달러 (33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5.03.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트럼프, 車 25% 관세 행정서명…韓 정부 협상력 중요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관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여기에 5월부터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25% 관세가 부과된다.

현대차의 현재 미국 내 생산 규모는 100만 대 수준으로, 여전히 다수의 차량은 한국과 멕시코 등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야 한다. 일부 차종은 국내에서 전량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관세를 피하기 어렵다. 또한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델을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면제나 완화 조치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소한 미국 내 생산 시스템이 구축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근거로 한국산 자동차에 불리한 조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미국과 통상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영향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생산된 모델들은 관세를 받게 된다"며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선제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세 압박 벗어나기에 나선 만큼 이번엔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도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세 발표 이후에 협상을 개별기업으로도 해 나가고,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협상을 해 나가기 때문에 (상호관세 등을 발표하는) 4월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라는 것은 국가 대 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 한 기업이 관세에 어떤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조금이라도 관세에 (현대차그룹의 노력이) 영향이 있다면, 저희로서는 굉장히 노력한 만큼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총 429억달러에 이른다. 전체 대미 수출 금액의 약 3분의 1이 자동차다. 특히 자동차 전체 수출 중에서 미국에 대한 수출액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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