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직장 내 괴롭힘 정도에 따라 근로자의 자살 시도가 최대 4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근로자의 우울증 여부와 무관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 조성준, 김은수 교수 연구팀이 2020~2022년 사이에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를 통해 검진을 실시한 19~65세 우리나라 직장인 1만 2541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자살 생각 및 시도에 미치는 연관성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가보고 설문지를 통해 △괴롭힘 없음 △가끔 괴롭힘(월 1회 이하) △빈번한 괴롭힘(주 1회 이상 혹은 매일)으로 괴롭힘 정도를 분류했으며, 자살률은 한국국민건강영양조사 자사보고 설문지를 이용해 조사했다.
그 결과 '괴롭힘 없음' 군과 비교하여 '가끔 괴롭힘' 경험 군에서는 자살 사고가 1.47배, 자살 시도가 2.27배 높았다. '빈번한 괴롭힘' 경험 군에서는 자살 사고가 1.81배, 자살 시도가 4.4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충동은 우울증 유무와 상관없이 유의미하게 나타나, 직장 내 괴롭힘 자체만으로도 자살 위험에 큰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전상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직종을 불문하고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울증이 없는 근로자에게도 자살 경향성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은 자살 경향성이 개인 정신건강 차원의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할 수 있는 기업 및 국가적 차원의 시스템 마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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