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이 어렵다구요?…춤추듯 즐기면서 스트레스 팍팍 풀자[100세 운동법]

주먹 대신 가벼운 터치로 부담없이 시작
줄넘기뿐 아니라 사이드스텝 등 다양한 훈련으로 '하체 단련'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필라테스 강사이자 센터 관원인 변슬미 씨를 지도하고 있다. 2025.3.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필라테스 강사이자 센터 관원인 변슬미 씨를 지도하고 있다. 2025.3.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편집자주 ...건강에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지만 모든 운동이 건강에 다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몸에 해가 되는 줄도 모른 채 무작정 땀만 흘리는 사람들도 적잖다. 운동,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누리기 위한 바른 운동법을 소개한다.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기자에게 복싱하면 떠오르는 두 가지 장면. 멀게는 흑백 TV 속 홍수환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하는 장면이 생각나고, 최근의 일을 더듬으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임애지가 동메달을 따낸 뒤 활짝 웃는 모습이 기억난다.

그럼에도 직접 복싱을 하려면 낯설다. 복싱은 어쩐지 로키 OST를 들으며, 후드티를 깊숙하게 덮어쓰고 비장한 마음으로 훅을 날려야만 할 것 같다.

선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복싱이 최근엔 우리의 일상 생활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얼굴이 멍이 든 채 '헝그리 정신'을 외쳤던 복싱은 50·60대 중년은 물론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편하게 즐기는 '100세 스포츠'가 됐다.

실제로 복싱을 배워보겠다고 찾아간 체육관에서는 로제의 '아파트'를 배경음악으로,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전신 운동이자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다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운동 복싱을 '뉴스1'과 한 스텝 한 스텝 천천히 배워보자.

본문 이미지 -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가 2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kg급 준준결승 콜롬비아의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4.8.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가 2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kg급 준준결승 콜롬비아의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4.8.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복싱 시작하려면 줄넘기부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중학생 시절 같은 반 친구가 복싱을 시작했다며 자랑스럽게 어퍼컷 시늉을 했다. 석 달 뒤 그 친구는 매일 줄넘기밖에 한 게 없다며 체육관을 그만뒀다고 했다. 옆에서 듣기만 했어도 그 기억이 강렬해, 아직도 복싱을 하려면 그만두고 싶어질 만큼 줄넘기부터 해야 한다는 인식이 박혀 있다.

복싱은 정말 어퍼컷을 날리기 전까지의 진입 장벽이 높은 걸까. 들어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복싱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인 신종훈 '국가대표복싱센터' 관장은 "복싱은 생각보다 발 스텝을 많이 필요로 하는 스포츠다. 자유자재로 빠르게 움직이려면 종아리 근력, 발목 힘, 코어 등이 좋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줄넘기를 통해 기본적인 체력과 다리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복싱센터에서도 많은 관원이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신 관장은 "기본적으로 운동 신경과 감각을 끌어올려야 복싱 준비를 갖출 수 있다. 운동 성향과 스타일은 각자가 다 다르다. 줄넘기가 지루하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본문 이미지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필라테스 강사이자 센터 관원인 변슬미 씨를 지도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필라테스 강사이자 센터 관원인 변슬미 씨를 지도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대신 요즘은 '사다리'를 이용한 걷기 훈련과 사이드스텝 등 다양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기본기 훈련이 많다. 목적은 줄넘기와 같다. '빠른 스텝'이다.

사다리 한 칸에 발을 빠르게 넣었다 빼며 옆으로 이동하면서 민첩성과 스텝의 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숙달되면 속도를 더 높여도 되고,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꿔도 된다. 꼭 사다리가 없어도 괜찮다. 체육관 바닥에 사각형 무늬가 있다면, 그 한 칸을 가상의 사다리로 만든 뒤 한 칸씩 '십(十)자'로 이동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신 관장은 설명했다.

'힙합' 춤을 추듯 이리저리 발을 움직이는 것도 훈련이다. 신 관장은 "복싱에서 가장 중요한 게 리듬"이라면서 "스텝이 완전히 체화돼 몸이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야 한다. 춤추듯 장난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게 결국 복싱 스텝"이라고 귀띔했다.

한 가지 꿀팁이 더 있다. 복싱은 발을 이용해 빠르게 이동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뒤꿈치를 늘 바닥에서 뗀 채로 있어야 한다.

다만 슈퍼 웰터급 등 몸무게가 있는데 초보자라면, 초반에는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므로 뒤꿈치를 떼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본문 이미지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필라테스 강사이자 센터 관원인 변슬미 씨를 지도하고 있다. 2025.3.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필라테스 강사이자 센터 관원인 변슬미 씨를 지도하고 있다. 2025.3.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요즘 복싱은 놀듯이…상대를 가볍게 터치해 보는 게 시작

신 관장은 "복싱이라고 비장할 필요가 없다. 놀이 하듯 즐기면 된다"고 계속 강조했다.

주먹으로 상대를 치는 행위를 부담스러워할 것도, 주먹으로 내가 맞는 것도 너무 겁낼 필요가 없다.

신 관장은 "처음부터 헤드기어와 보호 장비 끼고 스파링을 하라고 하면 부담스럽다. 우리는 생각보다 남을 치는 행동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연 그렇다. 공을 차거나, 공을 던지거나, 냅다 달리는 건 그래도 해 봐서 익숙하다. 그런데 남의 얼굴과 몸을 때려야 한다니.

그래서 신 관장은 초보자들을 위한 방법으로 가볍게 터치하는 훈련을 소개했다. 그는 "우선 그냥 서로의 얼굴과 몸에 가볍게 손을 대며 터치하는 거다. 나도 터치하고, 그다음엔 상대도 터치하고. 내가 닿았을 때와 남이 내 몸에 닿았을 때의 느낌을 받아보는 것"이라고 했다.

본문 이미지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이어 "그 다음은 상대가 터치하려 할 때 그걸 '안 맞아 보자'는 생각을 해 보는 단계다. 그러려면 몸이 여러 방법으로 피하게 된다. 그렇게 피하면서 또 상대를 터치해야 한다. 그러면서 어떻게 피해야 잘 피하고, 그러면서도 다음 내 터치까지 잘할 수 있는지 몸으로 배워보는 것"이라고 했다.

둔한 몸놀림으로나마 이 연습을 몇 번 해 봤더니, 복싱이 더 가까이 확 다가왔다.

실제로 이날 체육관에는 10~11세 어린 관원들이 복싱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링 위에서 피구를 하면서 공을 피하고, 동시에 빠르게 방향을 바꾸며 움직이는 스텝을 연습하고 있었다.

이들 중 후드를 덮어쓰거나 복수를 다짐하듯 비장한 표정을 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다들 그렇게 웃고 떠들면서 '터치하는 연습'과 '피하는 연습'으로 복싱을 시작했다.

<복싱②>편에서 계속됩니다.

본문 이미지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복싱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25.3.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관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신종훈 국가대표 복싱센터에서 복싱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25.3.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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