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유럽의약품청(EMA)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간소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상시험 관련 데이터 규모를 줄여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정책이다. 가이드라인 제정 시 유럽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068270)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EMA는 바이오시밀러가 승인되기까지 개발과 규제 승인 등에 필요한 임상 데이터를 줄여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는 가이드 초안을 마련했다.
그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서는 7~10년의 기간이 필요하고, 비교 평가를 위한 오리지널 의약품 구매 비용, 환자 다수 모집 등이 요구됐다.
EMA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간소화 가이드라인을 통해 유럽연합(EU) 안전 기준을 유지하면서 약물 개발을 촉진할 계획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EU 환자들의 바이오시밀러 접근성을 높이면서 유럽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개발에 있어 최적화된 곳이라는 입지를 다지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바이오시밀러의 구조적·기능적 비교 유효성과 약동학 등과 관련한 데이터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성을 입증하는 데 충분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MA는 업계에서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최종 가이드가 마련되면 2026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2년 기준 103억 4000만 달러(약 15조 원)에서 2032년 532억 2000만 달러(약 75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유럽은 2030년까지 69개 의약품 특허권 상실이 예고돼 있다"면서 "해당 가이드가 적용되면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더 큰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주요 바이오의약품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굳건히 지키면서 신제품 성장을 도모할 전망이다.
주요 제품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인 제품으로 해당 성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피즈치바'(성분명 우스테키누맙) 역시 오리지널 제품인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3%를 나타내면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 주요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램시마IV'(성분명 인플릭시맙·정맥주사제형)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2%에 이른다.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피하주사제형)까지 합산하면 유럽 주요 국가인 영국 89%, 프랑스 80%, 스페인 76%, 독일 74% 등 압도적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해당 국가에서 램시마SC만으로 점유율 25%를 기록 중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 유럽 시장 점유율은 16%다. 이탈리아, 핀란드, 노르웨이에서 각각 점유율 43%, 35%, 35%를 기록하고 있다. 베그젤마는 원가 경쟁력 등에 기반해 빠르게 성장해 유럽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신제품 개발로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강자 입지를 굳힐 방침이다.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미국과 달리 대부분 입찰 방식으로 의약품을 구매한다"면서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품질이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만큼 유럽에서 지속 선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