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남해인 김민수 기자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흰돌고래) 방류 촉구 시위를 주도한 해양환경단체 대표에게 벌금 200만 원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김예원 판사는 16일 오후 2시 공동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38·여)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해 회사(롯데월드 아쿠아리움)가 벨루가를 전시하는 것이 반사회적이라 볼 수 없다"며 "수족관을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처분 대상일 뿐"이라며 황 대표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전 세계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살펴볼 때 더 이상 동물을 인간의 착취 대상으로만 볼 수 없고,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인간의 오락을 위해 습성에 반하는 방식으로 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방류 촉구 시위 중 전시 수조에 접착제를 뿌린 뒤 현수막을 붙여 수조 아크릴을 손괴한 혐의에 대해서는 "현수막을 붙여 일시적으로 전시 업무를 못 하게 했고, 잔여물이 남아서 제거 작업이 필요했다"면서도 "제거제로 쉽게 제거가 가능해 접착제 잔여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은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 2022년 12월 16일 자신이 이끄는 환경단체 직원·회원들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 벨루가 전시 수조에 접착제를 뿌린 뒤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붙이고 약 20분간 구호를 외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재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의 변호인은 "재물손괴죄 혐의는 인정한다"면서도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선 정당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법성 조각"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2013년 총 3마리의 벨루가를 북극해에서 수입했고 전시해 이익을 취해왔다"며 "2016년과 2019년에 두 마리가 폐사하자 롯데는 나머지 한 마리를 방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어떠한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은 핫핑크돌핀스의 전화를 모두 차단하고 소통을 거부해 왔다"며 "우리의 행동은 위기에 처한 생명을 살리기 위함이었고, 롯데에 사회적 책임 촉구하는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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