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1) 강미영 김지혜 김대벽 신성훈 남승렬 기자 = 전국에서 대형 산불의 불길이 아직도 잡히지 않으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산림 당국이 야간 진화체계에 돌입했다.
27일 일부 산불 발생 지역에 시간당 5㎜ 미만의 비가 내렸지만, 양이 많지 않아 진화율에 큰 진전은 없었다.
진화 작업이 더디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경북 산불이 건조한 날씨와 태풍급 바람으로 시간당 8.2㎞(자동차 기준 시속 60㎞)라는 사상 초유의 속도로 동해안 쪽으로 확산하는 것까지 확인되면서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불길은 울진군 경계 약 14㎞까지 번졌는데, 만일 울진군에 불길이 번지면 인접한 강원 삼척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강풍을 타고 경북 북부·동부권을 휩쓸며 사상 초유의 피해를 내고 있는 의성발(發) 대형 산불은 진화율이 60%까지 올라갔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체 화선 771.9㎞ 중 488.1㎞에 대한 진화를 완료해 진화율 63.2%를 기록했다.
산불영향 구역은 3만 5697㏊(축구장 약 5만개 규모)로 집계됐다.
당국은 이날 진화 인력 5149명과 헬기 78대 등 장비 838대를 투입해 진화 활동을 벌였지만, 강풍 등의 영향으로 불길을 잡는 데 난항을 겪기도 했다.
산불이 엿새째 확산하면서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1명을 포함해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의성에서 23명이 사망했다. 건축물 피해도 점차 늘어 주택 2448채, 공장 2개, 창고 50개, 기타 시설물 72개가 불에 탔다.
5개 시·군 대피 인원은 3만 3089명이며, 이 가운데 1만 5369명이 현재까지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의성에는 10여 분간 1㎜ 약한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28일 오전 3시까지 적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발생 일주일째로 접어든 경남 산청·하동 산불은 오후 7시 기준 진화율 81%를 보이고 있다.
불길이 잡혀가고 있는 하동은 산림청 특수진화대와 공중진화대를 투입해 자정까지 주불을 잡을 예정이다.
불길은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넘어갔으며 지리산권역 산불 영향 구역은 30~40㏊, 천왕봉까지 거리는 4.5㎞로 추정된다.
당국은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에 대한 입체적 방어 전략을 가동 중이며, 열 감지 시스템 운용, 실시간 상황 점검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밤사이 지리산 계곡 일대 상가와 민가 중심으로 물을 살포하고 날이 밝자마자 이곳에 헬기를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산불 영향 추정 구역은 약 1745㏊다. 총 화선 70㎞ 중 56.5㎞가 진화됐으며, 남은 13.5㎞의 구간에 대해 집중 진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엿새째 계속되고 있는 울주 온양 대형산불은 마침내 불길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7일 오후 3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잔불 정리를 하는 중 육안으로 관측되는 부분은 주불 진화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산림청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완진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산림청 관계자는 "헬기를 투입해 연기를 안 나는 것을 확인해야 공식적으로 주불 완진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상황이다.
울주 산불 현장에는 오후 5시부터는 약한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고, 오후 7~10시 5㎜가량의 비가 예보돼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밤사이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적인 산불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오후 9시 22분쯤 전북 무주군 부남면 한 주택에서 누전으로 인한 불이 났다. 불길이 야산을 타고 적상면 주변으로 확대하면서 당국은 '산불 2단계'를 발령했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진화율은 90%다.
불은 초기 강풍을 따라 부남면 인근 야산으로 확산했으며, 현재도 옥녀봉의 큰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26일 오후 7시 29분쯤 대구 달성군 옥포읍 송해공원 인근 함박산에서 난 불은 12시간 31분 만에 진화를 완료했다. 이후 산불이 재발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는 인근 주민의 오인 신고로 밝혀졌다.
26일 오후 3시 9분쯤 전북 순창군 쌍치면에서 난 산불은 7시간여 만에 불길을 잡았다가 재발화하면서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2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했다. 사망·부상자 수 모두 잠정 집계치다.
지역별로는 경북 의성에서 피해가 가장 컸다. 의성에서는 사망자 23명, 부상자 21명이 확인됐으며 경남 산청에서는 사망 4명, 부상 9명, 울산 울주 온양에서는 부상자 2명이 발생했다.
정부는 22일 경남 산청군, 24일 울산 울주군, 경북 의성군, 경남 하동군에 이어 이날 경북 안동·청송·영양·영덕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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