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김지완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기본관세 10%를 비롯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대상 국가만 185개국에 이른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관세 대상에 오른 국가들이 미국에 대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글로벌 무역전쟁이 막을 올렸다. 일부 국가는 자국이 입을 피해를 우려해 보복에 신중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관세율은 기본관세인 10%를 최저로, 상대국에 따라 최대 50%까지 부과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후 TV 성명을 통해 "복잡성과 혼란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헤쳐 나갈 명확한 길이 없다"며 "미국의 모든 교역 파트너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철강 관세에 대응한 1차 대응 조치를 마무리하고 있다"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우리의 이익과 산업을 지키기 위해 추가 보복 조치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베른트 랑에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장은 "이번 관세 조치는 정당하지도, 합법적이지도, 비례적이지도 않은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의회 최대 정당인 유럽국민당(EPP)의 국제무역 대변인인 요르겐 와르본은 "친구가 깡패처럼 행동할 때 침착함을 유지하기란 어렵다"며 "이 조치는 수 세기 동안 유지되어 온 대서양 관계에 타격을 주는 일로 우리는 무역 역사상 중대한 전환점에 있으며 지금이야말로 유럽연합이 단결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대응 조치에 나설 뜻을 명확히 밝혔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중국은 이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자국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하게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발 관세 전쟁을 계기로 중국이 아세안, 유럽연합(EU) 등과 가까워질 기회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관세 부과 등 일방적 괴롭힘 행위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분명히 알고 있다"며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대만 정부는 미국의 관세를 "불합리하다"고 유감을 표하며 국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미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한 노력했으나 소득 없이 끝나자 유감을 표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조치에 대해 다양한 수준에서 재검토를 요구해 왔지만 관세가 부과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원치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도 상호관세 발표 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온라인으로 회담해 상호관세에서 일본을 제외할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유감을 나타내며 미국과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다.
다만 그는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서 어려운 문제"라며 "신중하면서도 대담하고 신속하게 검토하고 냉정하게 판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호주는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에 미국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며 "친구가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는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는 양국 관계의 여러 중요한 요소를 보존했지만 펜타닐 관세와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관세에 맞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며 우리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G7(주요 7개국)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맞대응 방식이 아니라 포괄적 대응 프로그램을 발표할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경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 기본관세만을 부과받은 영국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상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므로, 우리의 접근 방식은 차분함을 유지하고 협상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오늘 발표된 관세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가 있으며, 주저하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가 취할 추가 조치의 영향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여 우리는 영국 기업들과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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