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기성 황두현 이밝음 윤주현 김민재 기자 =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중장·구속)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중장·구속)이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본인들의 내란 혐의 형사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소극적인 진술 태도를 보였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에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측 김정민 변호사가 "식탁을 치면서 고성이 오갔다는 진술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30일 김 전 장관과 한남동 관저에서 만나 계엄 실시가 불가피하다는 말을 듣고 이를 만류하면서 언성이 높아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사령관은 "다소 고성이 오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식적으로 3성 장군이 국방부 장관에게 그러진 못한다고 말했다. '언성이 높아진 것을 인정한 것이면 계엄을 반대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계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였다고 답했다.
국회 측 대리인이 "(계엄 당일) 조 청장과 통화한 적이 있냐"고 묻자 두 가지 협조 요청을 했다면서 "합수부가 구성돼야 하니 경찰 인력을 보내라. 특정 명단에 대해 위치를 알 방법이 없어서 위치 파악을 해달라고 한 기억이 있다"고 답변했다.
'특정 명단을 알려줬나'라는 질문에는 "명단 부분이 있었지만, 저와 조 청장의 기억이 다르다"고 답했다.

한편 여 전 사령관보다 앞서 증인신문을 가진 이 전 사령관은 국회 측 신문에 본인의 형사재판 진행을 이유로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이 전 사령관은 '대통령으로부터 누구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국회 대리인단의 질문에 "없다"고 짧게 답한 뒤 추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국회) 병력 투입 지시가 계엄법(에 따른) 적법 지시라고 받아들였나'라는 추가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사령관은 국회 대리인단이 재차 적법성 여부를 묻자 "국민의 대표이고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검찰총장까지 해서 법에 대해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상대로 전 세계, 전 국민에게 방송을 통해서 말하는데 위헌·위법이라는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국회로 군 병력을 투입한 것은 "작전 지시로 이해했다"며 "군인 관점에서 봤을 때 대통령 대국민 담화는 전략 지침"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국회 측 김진한 변호사가 "증인이 그 상황, 지위에 있어서 불행한 운명에 처한 안타까운 군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불행한 군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군복 입은 사람한테 좋지 않은 표현"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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