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사람 사는 곳"…구치소 '제2관저'로 삼은 尹

구치소 수감 보름 넘었지만 보수층 결집…여당은 지원 사격
여당 지도부, 대통령실 전현직 참모진도 구치소 찾아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 News1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구치소에서도 연일 옥중 메시지를 발신하며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남동 관저에서 '관저 정치'를 펼쳤던 그가 이제는 서울구치소에서 '옥중 정치'를 통해 보수층 결집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이에 발맞춰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대통령실 전·현직 참모들과 여당 지도부의 접견 움직임도 활발하다. 31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 김주현 민정수석 등은 접견 금지 조치가 해제된 첫날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김대기·이관섭 전 비서실장을 주축으로 전직 참모들도 접견을 추진 중이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개인 자격으로 면회할 방침이다.

이 같은 행보에는 전략적 판단뿐만 아니라 보수 정당 특유의 정서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통령을 일종의 '임금님'처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 상황에서 의리상 찾아가야 한다는 감정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메시지 정치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체포 직후 공개한 영상 대국민 담화에서는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고 주장했고, 17일에는 옥중 편지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과 만나서는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또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효과는 수치상으로도 확인된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44%, 국민의힘 41%로 집계됐다.

지난 1일 실시한 직전 여론조사와 비교해 민주당은 4%포인트 하락하고, 국민의힘은 12%p 상승했다. 정권 교체론(50%)은 직전 조사보다 5%p 감소한 반면, 정권 재창출론(44%)은 12%p 증가했다.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이 단기적인 지지율 상승에 고무돼 윤 대통령을 적극 엄호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권 일부에서는 '대통령과 함께 투쟁하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를 정조준하고 있다. 설 연휴 동안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심판 회피를 촉구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도 이를 '전략적 오판'으로 보고, 오히려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여권 관계자는 "비상계엄 직후와 분위기가 달라지긴 했지만, 탄핵안 기각이나 조기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중도층 확보가 선거 승리의 관건인데, 보수 결집만으로 중도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뭉치면 승리한다'는 인식은 현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의 행보가 국민 여론과 괴리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지지율 상승의 원인을 윤 대통령의 영향력과 메시지 정치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탄핵 심판이 인용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 보다 현실적인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는 "결국 선거에서는 승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당내 기류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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