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고환율, 고금리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강화, 관세 부과 등을 예고하면서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K-뷰티'가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트럼프'라는 대형 암초를 만난 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뷰티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며 "나는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국정 모토로 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무역파트너국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중국산에는 60%, 한국산에는 10%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내용의 '관세 제일주의'를 선포했다.
하지만 막상 취임 첫날인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관세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미국 노동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 시스템의 개편을 시작할 것"이라며 관세, 의무, 수입을 징수하기 위해 대외세입청을 설립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인 관세 시행은 보류했으나 언제든지 관세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국 화장품 업계는 관세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쏠린다. 국내 뷰티 업계는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 시장의 중심축을 이동해 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규모는 역대 최대인 102억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25억 달러)에 이어 미국(19억 달러)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보였다.
더욱이 '가성비'를 앞세운 K-뷰티 인디 브랜드의 경우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돼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국제 정세, 환율 여파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 이미 예측됐다"며 "당장 미국 자국의 화장품 산업 보호를 위한 관세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미국향 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제조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 큰 변화나 영향이 바로 있지 않더라도 미국 정세의 변화를 주시하며 자사 및 업계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