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바둑계가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한국기원은 내달 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이 중국의 불참 통보로 연기됐다고 28일 밝혔다.
최근 한국이 창설한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은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에서 기사 9명이 참가해 풀리그로 우승자를 가리는 국제 대회다.
한국에서 4명, 중국 3명, 일본 1명, 대만 1명이 참가 예정이었다. 중국의 간판스타 커제 9단은 자국 선발전에서는 탈락했으나 주최 측의 와일드카드로 출전권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끝난 제29회 LG배 결승에서 커제가 한국의 '사석 관리' 규정 위반으로 변상일 9단에게 패배를 기록한 뒤 중국기원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 대회 우승을 결정한 것은 '사석 관리'였다. 한국 바둑에서는 사석을 계가 때 사용, 선수들이 대국 도중 상대의 사석 수를 확인하고 형세 판단을 한다. 반면 중국 바둑에서는 반상의 살아있는 돌만으로 계가하기 때문에 사석이 의미가 없다. 이에 중국 기사들은 평소 사석을 아무 곳에 던져 놓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커제 9단은 결승 2국과 결승 3국에서 세 차례 돌을 따낸 뒤 사석을 사석 보관함에 두지 않았는데, 이는 대회 규정을 위반한 행위였다. 커제는 사석 관리 규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대국을 포기했다.
커제의 기권 이후 중국 현지에서도 논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기원도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한국기원이 입장문을 통해 사과 의사를 나타냈으나 LG배 결승 결과를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국기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물음표다.
한편 한국기원은 오는 2월 3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사태 수습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원은 설 연휴를 마친 뒤 관계자를 중국에 보내 LG배 파행 수습을 위한 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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