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뉴스1) 이상철 기자 = 안혜지(부산 BNK)가 던지는 슛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의 흐름을 바꿨다.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이 뛰어난 가드인 그는 외곽슛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상대로부터 집중 수비를 받지 않는 편인데,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정확한 슛을 선보여 BNK의 2연승을 이끌었다.
BNK는 18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우리은행에 55-49로 이겼다.
5전 3선승제로 펼쳐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2승을 따낸 BNK는 1승만 추가하면 창단 첫 우승 축포를 쏘게 된다.
안혜지는 팀 내 최다인 16점과 어시스트 6개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2점 슛 5개와 3점 슛 2개를 넣는 등 필드골 성공률 46.7%를 기록했다.
전반전에만 3점 슛 두 개를 터뜨린 안혜지는 이후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며 우리은행 수비를 흔들었다. 특히 43-40으로 앞선 상황에서 미들슛과 레이업을 연달아 넣어 팀에 귀중한 득점을 안겼다.
적장도 안혜지를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한 선수를 막으면 다른 선수의 슛이 터지더라. 안혜지와 이이지마 사키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허용했다"고 아쉬워했다.
안혜지는 "제가 넣으면 이긴다는 농담이 있다. 그동안 슛 연습을 많이 했는데, 오늘 슛이 잘 들어가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상대 수비가 느슨할 때 슛을 성공하면 속으로 '나이스'라고 외쳤다"며 "예전에는 던지기 싫은 슛을 억지로 쏘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동료들이 나한테 공을 많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슛이 잘 들어가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BNK는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3전 전패를 당하며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역대 여자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100%에 달한다.
3차전은 장소를 BNK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체육관으로 옮겨 20일 오후 7시에 펼쳐진다. BNK 선수들은 안방에서 우승 축포를 쏘겠다는 각오다.
안혜지는 "2년 전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시상식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리 팀을 상징하는 색깔인 빨간색 축포가 터지는 날이 오기를 꿈꿨다. 이제 그 기회가 찾아왔는데 반드시 잡겠다"고 다짐했다.
1승만 남았지만 방심은 없다. 안혜지는 "먼저 2승을 따냈으나 특별한 기분은 들지 않는다. 한 번 더 이겨야 하는 만큼 들뜨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