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카드'였는데 슛 쏙쏙…챔프전 MVP 안혜지 "연습만이 살 길"

슛 약하다는 편견 깨고 챔프전 외곽포 7개 성공
BNK 사상 첫 우승 감격…"별만 보며 달려왔다"

본문 이미지 - 20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3차전 부산 BNK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BNK 안혜지가 MVP 상을 수여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20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3차전 부산 BNK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BNK 안혜지가 MVP 상을 수여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언젠가 우리 팀을 상징하는 빨간색 축포가 터지는 날이 오기를 꿈꿨다."

2014-15시즌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가드 안혜지(28·부산 BNK)가 마침내 꿈을 이뤘다. 개인 11번째 시즌 만에 BNK를 정상으로 이끌었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받는 겹경사를 누렸다.

BNK는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55-54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는 안혜지에게 돌아갔다. 안혜지는 기자단 투표 61표 중 28표를 얻어 이이지마 사키(13표), 김소니아(12표), 박혜진(8표)을 따돌리고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2차전에서 16점 6어시스트로 활약했던 안혜지는 3차전에서도 3점 슛 3개 포함 13점 7어시스트를 기록,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우리은행의 우승을 씁쓸하게 지켜봤던 안혜지는 꼭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이날 목표를 달성했다. BNK를 상징하는 빨간색 축포가 터지자, 누구보다 기뻐한 이는 안혜지였다.

본문 이미지 - 20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3차전 부산 BNK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BNK 안혜지가 기뻐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20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3차전 부산 BNK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BNK 안혜지가 기뻐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우승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혜지는 "솔직히 얼떨떨한 기분이다. 감독님과 언니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마친 뒤 MVP 유력 후보라는 평가에 "전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손사래 쳤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안혜지는 "제가 MVP를 받아도 될까요"라고 되물으면서 "언니들이 많이 도와줬고, 저 역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런 날이 온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안혜지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흐름을 바꾼 '최대 변수'였다.

패스와 스피드, 돌파 능력이 뛰어난 안혜지이지만 커리어 내내 슛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은 안혜지가 외곽에 위치할 때 대인 방어를 느슨하게 했는데, 안혜지는 이를 역이용해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3점 슛 7개를 터뜨렸다.

'패장'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안혜지 때문에 우리가 졌다"며 "예전의 안혜지는 상대팀 입장에서 '버리는 카드'였는데, 지금은 아니다. 내버려뒀더니 3점 슛이 계속 들어가더라. 상대 선수지만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본문 이미지 - 20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3차전 부산 BNK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BNK 안혜지가 3점슛을 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20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3차전 부산 BNK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BNK 안혜지가 3점슛을 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안혜지가 3점 슛을 잘 넣게 된 것은 결코 운이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독하게 슛 연습하면서 정확도를 높였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슛을 쐈다. 다양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며 슛을 던졌다. 나는 어시스트를 좋아하지만, (스몰 라인업으로 탈바꿈한) 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내가 슛을 던져 넣어야 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했더니 잘 들어가기 시작했다"며 "역시 연습만이 살 길이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BNK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1위를 눈앞에 두고 뒷심 부족에 2위로 밀려났다. 지난달 10일 청주 KB전에서 막판 안혜지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면서 역전패를 당한 것이 뼈아팠다.

마음고생이 심할 수 있었던 순간인데 안혜지는 씩씩하게 잘 이겨냈다고 했다.

안혜지는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값진 경험이라 생각했다. 내가 열심히 잘하면 우승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다짐했다"며 "정규리그 우승을 해도 엠블럼에 별을 달지 않는다고 하더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꼭 별을 달고 싶었다. 그 생각만 하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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