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6세 아들의 식단을 지나치게 관리하는 아내 때문에 고민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지난 15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아내 좀 말려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A 씨에 따르면 아내는 아들이 빵 같은 가공 탄수화물을 거의 못 먹게 하는 건 기본이고, 아이 용돈으로 사탕이나 초콜릿 등 간식을 사면 강제로 빼앗고 혼낸다.
게다가 유치원 식단까지 관리한다며 먹이면 안 되는 리스트를 만들어 교사에게 전달하는 건 물론이고 과일도 너무 많이 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고.
A 씨는 "얼마 전 제가 몰래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아이가 포장지를 실수로 들켜서 아내와 '왜 이런 걸 먹였냐?'고 부부싸움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실 아내가 이러는 이유가 있다. 장인어른이 당뇨로 고생하고 계시기 때문"이라며 "장인어른은 예전부터 단 음식을 좋아하셨고 지금도 잘 못 끊으시는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내도 친정아버지를 보면서 많이 속상해하고 당뇨도 유전이다 보니 아이가 어릴 때부터 확실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저는 강제로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게 하다가 나중에 식탐이라든지 안 좋은 식습관이 생길까 봐 너무 걱정된다. 누가 맞는 거냐"고 물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유치원에 리스트까지 보내서 관리할 정도면 적정선을 넘은 것 같다. 유치원에도 민폐"라며 "제가 봤을 땐 겉으로는 아이 건강 관리라지만 속으로는 엄마의 불안을 처리하고 있는 거다. 엄마가 불안해서 아이를 통제하는 건데, 사실 아이한테도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스스로 자기 욕구를 조절하는 힘을 길러야 하는데, 몰래 먹다 보면 나중에 죄책감 느끼고 그런 힘도 못 기르고 결국 본인에 대한 자율성을 잃기 때문에 (식단 관리로)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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