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을 돕는 치료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음식 선호도를 변화시켜 총에너지 섭취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단 음식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체중(BMI) 및 혈당(HbA1c) 수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주사제로만 사용되었으나, 2021년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도입되면서 보다 널리 처방되고 있다.
3일 히로나카 준야 일본 교토 현립 의과대학 내분비 및 대사학과 교수진은 최근 제2형 당뇨병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후향적 다기관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음식 선호도 및 식단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교토 부립 의과대학과 가메오카 시립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 중 20~80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연구 대상자들은 3개월간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의 브리프형 자가 다이어트 이력 설문지(BDHQ)와 식사 통제 설문지(CoEQ)를 통해 식습관 변화를 분석했고, 혈당(HbA1c)과 체질량 지수(BMI)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들의 총 에너지섭취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특히 탄수화물 섭취량이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 음식, 초콜릿, 녹말이 많은 음식에 대한 갈망이 줄어들었고, 식사 만족도 및 음식 섭취 빈도가 감소했다. 환자들은 음식에 대한 갈망을 참는 것이 더 쉬워졌으며, 단 음식을 찾는 빈도가 낮아졌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 자극을 통해 위 배출을 지연시키고 식욕을 억제한다"며 "GLP-1 수용체는 단맛 감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단 음식에 대한 갈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들에게 세마글루타이드가 더 유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식사 패턴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체중 관리 및 혈당 조절에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후 평균 BMI와 혈당(HbA1c) 수치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HbA1c 수치는 평균 7.6%(59mmol/mol)에서 7.3%(56mmol/mol)로 감소했으며, BMI는 26.9kg/㎡에서 25.9kg/㎡로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세마글루타이드가 단순히 혈당을 조절하는 것을 넘어 음식에 대한 욕구를 조절하고 체중 감량을 돕는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기존의 주사제 대비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여 치료 지속률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Diabetes & Vascular Disease Research' (당뇨병 및 혈관질환 연구) 2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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